"남은 것은 MBC뿐" 당 차원 공세 주문한 홍준표
MBC판 블랙리스트 사태로 정상화 요구 들끓는데 '방송장악 기도'로 해석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아 있는 것은 MBC뿐이다. 강효상 특위위원장이 공세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길 바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당 차원의 'MBC 지키기'를 주문했다. 카메라 기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충성도, 노조와의 관계 등을 기재한, 이른바 'MBC판 블랙리스트'가 공개되면서 거세지고 있는 MBC 안팎의 정상화 요구를 '친(親) 정부·여당화' 작업으로 해석한 꼴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MBC 사장과 방문진 이사의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다른 한 측면에서 그것이 무조건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도록 돼 있는 만큼 해임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MBC 정상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방통위의 '결단'도 임박했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MBC 사장 해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임기가 보장된 방송사 사장 퇴진을 압박해 결과적으로 MBC를 정권의 시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임명권이 없는 방통위가 나서서 임기가 보장된 사장과 방문진 이사를 갈아 치우려는 불법적 발상"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이 위원장을 통해 MBC를 무력화하고 다른 언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자명하다. 이 위원장은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대표는 이를 듣고 "당내 방송 장악 저지 특위에서 위원들과 대처해주길 바란다"며 당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이미 MBC 시사제작국·콘텐츠제작국·보도국 기자·PD들과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 등 내부 구성원들이 제작거부 및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주문이었다. 홍 대표는 특히 "남아 있는 것은 MBC뿐"이라는 발언을 통해 '현재 MBC만 사실상 우리 편'이라는 편향적 시각도 드러냈다.
한편, 한국당은 'MBC판 블랙리스트' 공개 당시에도 "청와대가 MBC를 흔들기 위해 치밀한 사전 각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음모론을 편 바 있다.
방송 장악 저지 특위 위원장인 강효상 당 대변인은 당시 논평을 통해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이 이효성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날과 같은 날,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MBC 카메라 기자의 성향을 분석한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해당 문건은 2012년 파업 당시 언론노조로 활동했던 한 기자가 작성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MBC 사측의 주장을 기정사실화 했다.
또한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청와대가 기획하고 언론노조가 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라면서 "제1야당인 한국당은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흔들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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