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살충제 달걀' 공포? "열 중 두 테이블만 달걀 거부"

서울 상암동 일대 식당가... "매출엔 큰 차이 없어"

등록|2017.08.16 21:33 수정|2017.08.16 21:33

▲ 한 토스트 가게 출입문에 붙은 안내문. 재료로 사용하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불검출"된 것을 공지하고 있다. ⓒ 홍성민


'살충제 달걀 공포 확산' '계란 없는 세상'. 달걀 소비는 '0'에 가까울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달걀 출하 전면중지 이틀째인 16일 오전과 점심까지 식당가를 둘러본 결과 평소와 큰 차이 없이 달걀은 소비되고 있었다.  

지난 14일 국내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비펜트린'이 검출됐고 정부는 15일부터 달걀 출하를 전면 금지했다. 달걀을 원료로 하는 식품, 제과 제빵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들이 넘쳐났고 15일이 공휴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평일인 16일 오전과 오후, '살충제 검출 달걀'에 대한 공포가 식당가에서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마이뉴스>가 16일 오전·오후 서울 상암동 일대의 프랜차이즈 업체와 자영업 식당들을 취재한 결과 실질적으로 달걀로 만든 음식 주문과 판매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매출은 평소와 비슷" "달걀말이 거부는 두 테이블뿐"

모든 메뉴에 달걀을 주원료로 쓰는 프랜차이즈 업체 ○○토스트의 한 지점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분위기였다. 이 업소에서 일하는 김아무개씨는 "어제 언론 보도를 통해 토스트 판매가 급감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아침, 점심 시간대 판매를 보면 평소와 비슷하다"며 "손님 중에 달걀을 빼고 만들어달라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본사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토스트의 가격을 할인하여 판매하라'는 지침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업소의 경우 재료를 자체 조달해 판매하기에,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 달걀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들이 붐비는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를 찾아갔다. 이곳은 매일 아침 단일메뉴로 북엇국에 달걀후라이를 더해 판매하고 있다. 식당 대표 김씨는 "우리 식당은 문제의 달걀을 사용하지 않지만 주문을 받을 때 손님들에게 달걀 제공 여부를 묻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손님 중 달걀을 빼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지만 요구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매출과 관련해 "오늘 하루만 보면 20%가량 떨어졌지만, 평소에도 있던 고객의 편차를 염두에 두면 (달걀 때문에) 매출이 감소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16일 오후 음식점에서 반찬으로 나온 달걀말이 ⓒ 홍성민


달걀말이가 주메뉴 중 하나인 한 식당에서는 이날 점심 평소와 다름없이 달걀말이를 식탁에 냈다. 다만 식당 측은 손님들에게 "(달걀말이를) 드시겠느냐"고 묻는 절차를 거쳤다. 기자가 방문한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10~12 테이블 정도가 다녀간 뒤였다.

이 식당 주인은 "오늘 점심 때 다녀 간 손님 가운데 두 테이블만 거절하고 다른 손님들은 그냥 드시더라"며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민감하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상암동 일대에서 '살충제 검출 달걀' 때문에 판매중지를 한 곳은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 정도였다. 맥도날드는 이날 오전 국내 전 지점에서 달걀이 들어간 메뉴의 판매를 중지했다. 아침 시간대에 많이 팔리는 맥머핀을 포함한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알렸다. 이날 오후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사용 달걀에 대해 적합 판정을 받은 맥도날드는 중지했던 일부 제품의 판매를 재개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