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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길에서 태어난 아기 고양이의 슬픈 운명

등록|2017.08.17 19:58 수정|2017.08.17 19:58

▲ ⓒ 지유석


▲ ⓒ 지유석


어제(8/16) 아침 제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서 아기 고양이 한 녀석이 애처롭게 울고 있었습니다. 어미에게 버림받은 듯 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다 하루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어미가 데려갈 수도 있었기에. 혹시 몰라 이 녀석 먹으라고 사료와 물을 놓아줬습니다.

하루 동안 못내 마음에 걸렸는데, 다음 날에도 역시 계속 울고만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단 병원에 데려가야겠다는 판단에 잡으려 하니 계속 피했습니다. 30여 분 간 실랑이 끝에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해 겨우 상자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녀석을 병원에 데려갔는데, 의사 선생님은 상태를 보더니 복막염 같다며 더 살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설혹 살린다 하더라도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네요. 의사 선생님은 진정제 주사와 통조림 사료를 건넸습니다. 친절하게도 치료비는 받지 않으셨네요.

의사 선생님은 그러면서 아무래도 어미가 병든 아기를 버린 것 같다고. 이렇게 해서 개체가 도태되니 그냥 있던 자리에 풀어주는 게 이 녀석에겐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든 살려 보려 시청에 연락하고 동물보호소에도 연락해보니 소관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동안 이 녀석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울었는데 한동안 고민하다 인적 드문 곳에 놓아줬습니다. 그런데 놓아준 지 얼마 가지 않아 고이 잠들었습니다.

길에서 태어났다가 병들면 어미에게 버림받고 사람에게도 버림받는 게 길고양이의 운명인가 봅니다.

이렇게 또 한 녀석 보냅니다.

#길고양이 #아기고양이 #고양이복막염 #동물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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