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인형 뽑으려 봤더니 '나방 사체'가... 이거 실화?

[모이] 간이휴게소에 방치된 인형 자판기

등록|2017.08.19 19:30 수정|2017.08.19 19:30
* 곤충 사체가 나옵니다. 곤충에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십시오.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 ⓒ 김학용


지난 18일 오후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하행선의 한 간이휴게소. 매점 앞 자판기코너에 가장 환하게 불을 밝힌 인형 뽑기 자판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이하게도 이 게임기는 집게를 이용해 인형을 집어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경품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를 뽑는 방식이다.

가만히 둘러보니 관리 상태가 많이 불결해 보이지만, 그래도 서너 개의 경품상자 안에는 아직 인형이 남아있다. 뽑을만한 인형이 있나 살펴보니 인형의 주변을 뭔가가 둘러싸고 있다. 이 까만 조각들은 뭘까. 인형에서 좋은 향이 나게 하려고 포프리(꽃과 허브를 말려 만든 방향제)라도 넣은 걸까.

하지만 충격과 경악을 경험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시 봐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나방 사체들이었다. 수많은 나방 사이에서 널브러져 있는 인형들은 얼핏 봐도 자판기 관리에 손을 놓은 지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널브러진 나방의 사체가 혐오스러운 건 둘째치더라도, 혹시라도 뽑은 인형을 아기가 가지고 놀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나방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날개를 움직이거나 사람이 만질 때 비닐 가루인 '인편'이 떨어져 피부가 약한 아이에게 알레르기나 피부 질환을 유발한다.

다중이용시설은 얼마나 관심을 두고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이왕 설치했다면 안전성과 쾌적성이 보장돼야 하며, 이를 위한 구조적인 안전 문제와 관리까지 세세하게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휴게소 고객을 위한다는 생색내기로 갖다 놓고 방치할 바엔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