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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MBC 사장 "언론노조는 문재인 홍위병, 퇴진 없다"

김 사장 "MBC,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판단할 문제 아냐"... 노조 "법적 책임 각오해야"

등록|2017.08.23 18:41 수정|2017.08.24 09:38

▲ 지난 2월 28일 취임식 당시 MBC 김장겸 사장의 모습. ⓒ MBC


MBC 김장겸 사장이 정치권 안팎의 공영방송 개혁 요구와 총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입을 열었다. 취임 이후 김장겸 사장이 노조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23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언론노조가 정치권력과 결탁해 합법적으로 선임된 경영진을 억지로 몰아내려는 게 아닌가 한다"며 "공영방송이 무너지고 안 무너지고는 대통령과 정치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장겸 사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아래 언론노조 MBC 본부)를 '홍위병'에 비유했다. 김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이 참담하게 무너졌다'는 발언에 이어 여당 인사가 '언론노조가 방송사 사장의 사퇴를 당연히 주장할 수 있다'며 언론노조의 직접 행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했다. 이어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를 해임할 수 있고 사장도 교체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정치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즉 언론노조 MBC 본부의 투쟁이 정치권의 '대리전' 형식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또 김 사장은 언론노조 MBC 본부의 지난 파업을 "낭만적 파업"으로 정의하며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런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나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대통령과 여당이 압박하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행동한다고 해서 공영방송의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이는 헌법과 방송법에서 규정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이라는 가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최근 'MBC판 블랙리스트'에 대해 "본 적도 없는 문건으로 경영진을 흔들고 있다"며 "내게 그런 문건이 왜 필요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사장은 지금껏 "제작의 자율성과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특정 단체나 정치집단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제작 자율성과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화자찬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이재은 아나운서가 최근 퇴사한 동기 김소영 아나운서를 비롯한 동료 아나운서들이 받은 부당노동행위를 설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23일 오후 반박 성명을 내고 "악질적인 탄압으로 MBC를 파괴하고, 노조파괴를 공작하고 형법과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경영진은 이 모든 범죄 행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먼저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블랙리스트 문건'에 대해 "본 적도 없다"고 발언한 김 사장을 두고 "블랙리스트를 부인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결론이 난 판단을 부인하고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MBC 본부는 "블랙리스트의 실체는 마음의 안 드는 노동조합원들을 배제하고 격리한 행위이며 그것이 이번에 지시, 기획, 실행돼왔음을 보여주는 물증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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