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한결아, 학교 가자!"... 가슴이 뭉클해진다

등록|2017.08.29 15:54 수정|2017.08.29 15:54

▲ ⓒ 유문철


▲ ⓒ 유문철


▲ ⓒ 유문철


"한결아, 학교 가자."

"어, 하선이 엉아. 쫌만 기다려. 지금 나가."


아랫마을 사는 단양군 적성면 대가초등학교 4학년 하선이가 집에 와서 한결이를 불러낸다. 얼마 만에 듣는 정겨운 소리인가?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가 한결이 나이 때는 동네 어린이들이 서로서로 불러내서 손 잡고 노래 부르고 장난치며 학교에 갔다. 10년 전 처가로 귀농하여 한결이가 태어났다. 10년이 지나도록 한결이는 우리 마을에 유일한 어린이다. 한결이 뒤로 아무도 태어나지 않았다.

면소재지인 우리 마을에 있던 적성초등학교는 한 때는 800명 넘는 어린이들이 다니던 큰 학교였다. 30년 전 충주댐이 완공되어 마을 아래 남한강에 물이 차고, 우리 마을은 고립된 섬이되었다. 그 전부터 농사로 먹고 살 수 없어서 도시로 도시로 사람들이 떠났지만 충주댐 때문에 산골오지가 되어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떠났다.

이제는 금수산 아래 상리, 하리, 현곡리, 하진리, 애곡리 일곱개 마을 사람들이 몇 백명으로 줄었다. 한 때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살던 곳이다. 면 소재지인 우리 마을 하1리 주민은 이제 50명도 안 되고 대부분 70~80대다. 가장 젊은 40대는 딱 두 명이다. 이런 연유로 한결이는 10년째 막내다.

부모님이 며칠 어디 가서 외할아버지 댁에 와 있다는 하선이가 한결이랑 학교버스를 타러 왔다. 비록 며칠 뿐이겠지만 두 아이가 함께 학교 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우리 마을에 다시 아이들이 와글거리고 옛날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충북 #단양군 #대가초등학교 #시골마을아이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