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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형 축사엔 죄가 없다, 문제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토론회... "소비로 좋은 물건에 투표해야"

등록|2017.09.01 15:52 수정|2017.09.01 15:52

▲ 지난 31일 예산홍성환경운동 연합 주최로, 축산 문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환


동물복지를 이야기 할 때 공장형 축사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기도 한다. 가축을 특정 공간 안에 가두고 키우는 축산 방식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장형 축사보다는 밀집형 축사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기후변화로 한반도는 여름이면 극심한 더위가 찾아오고, 겨울에는 북극 발 한파로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특히 돼지의 경우 뜨거운 여름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는 오히려 공장형 축사가 유리할 수 있다.

공장형축사 보다 밀집형 축사가 더 문제

축산 전문가들은 공장형 축사의 경우, 에어컨과 히터 등의 설치가 가능해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만 같은 공장형 축사라고 해도 밀집형 축사의 경우, 좁은 공간 탓에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자연스럽게 면역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달 31일 충남 홍성군 아이쿱센터에서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주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은 토론자와 청중이 빙 둘러 앉아 원탁토론 형태로 이뤄졌다. 이날 토론자들은 밀집형 축사 문제, 육류를 소비하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갈등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김헌수 홍성군의회 의원은 "가축 사육시 평당 적정 두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정두수를 유지하지 않아도 패널티를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축산 농가들도 윤리적인 축산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전통적으로 농업과 축산은 끊을 수 없는 관계였다"며 "인간이 순리를 거스르고 욕심에 의해 개채수(사육두수)를 늘리다 보니 결국 그것이 환경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장형 축사의 모범 사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도헌 성우농장 대표는 "공장형 축사의 경우 일종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이해하면 된다"며 "(우리 농장의 경우) 환기 시스템도 자동화돼 있고 분뇨처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장식 축사의 경우에도 분뇨 냄새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축산 분뇨 냄새가 나는 프로세스는 크게 3가지"라며 축사 안 냄새, 축사 밖으로 새어 나가는 냄새, 분뇨처리 시설에서 나오는 냄새 등을 꼽았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분뇨처리 시설의 냄새인데, 현재까지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완벽한 기술은 없다. 민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민원에도 불구하고, 육류를 소비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인 축산 농가들이 적대 관계에 놓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의사 엄길운 씨는 "축산 과정에서 각종 환경오염과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적대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엄 씨는 이어 "우리 나라 경상도 크기 밖에 안 되는 네덜란드의 경우, 우리보다도 더 많은 가축을 키우고 있다"며 "하지만 민원 발생률은 낮다. 이점을 깊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상품에 소비로 투표해야" 

조성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도 "축산 문제는 이제 거의 다 드러났다고 본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의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이어 "축산업자들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윤리적인 경영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직 유기농 축산업자가 소비자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도 나왔다. 유기농 축산인 신준수씨는 "소비자들은 비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내가 만든 상품을 선택해 주었다. 덕분에 나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좋은 상품에 대해 소비로서 투표를 할 때 비로써 바른 먹거리 생산이 가능해 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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