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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뉴욕 5500km 달리며 '위안부 문제' 알린 두 청년

3A Project 하주영·조용주씨, 미 대륙 자전거 횡단 마무리

등록|2017.09.04 09:39 수정|2017.09.08 10:08

3A Project뉴저지주 '위안부'기림비 앞에서. 하주영(좌), 조용주(우) ⓒ 3A Project


미국 현지 시각 8월 31일, 조용주(21·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하주영(25·경희대 스포츠의학과) 두 청년이 뉴욕에 도착했다. 지난 6월, LA에 입국해 LA일본 영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진행하고 자전거 횡단을 시작한 지 두 달 하고도 보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였다.

도착 다음날인 9월 1일. 두 청년은 프로젝트 지지자 분들과 함께 뉴욕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그들은 집회 후 UN본부 앞에서 해단식을 진행하며 80여 일간의 프로젝트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 된 소감을 묻자 조용주씨는 "뿌듯하기도 하고, 올해 횡단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나기도 해요. 얼른 뉴욕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또 다른 지역으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주영씨는 "무엇보다 안전하게 횡단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항상 최선을 다했으나 끝난 시점에서 다시 돌아보니 아쉬운 점들도 있습니다. 저를 잘 따라주고 또 이끌어준 용주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LA에서 자전거 횡단을 시작한 두 청년은 앨버커키, 오클라호마시티, 시카고, 피츠버그,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등을 거치며 뉴욕까지 약 550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려왔다. 미국 서부의 산맥과 사막, 중부의 끝없는 초원 그리고 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까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도 두 청년은 '위안부' 문제를 미국 전역에 알리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버텨왔다.

"할머니 명예회복 위해 페달 밟았다"

"단순히 개인적인 목표로 '미 대륙 자전거 횡단'을 진행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육체적으로도, 또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페달을 밟는 것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것이고, 또 우리가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만나 한 명에게라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더 알려야 우리 할머니들이 원하시는 일본 정부의 사과와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 생각하며 버틸 수 있었습니다."

두 청년은 자전거로 미 대륙을 횡단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위안부' 문제를 미국에 알려왔다. LA, 시카고,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그리고 뉴욕에서는 직접 '수요집회'를 개최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렸다. 미국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기사로나마 '위안부' 문제를 알 수 있도록 했고, 횡단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직접 '위안부' 문제를 설명하기도 했다.

3A Project 수요집회3A Project의 수요집회 모습. 우측상단 기준 시계방향으로 엘에이, 뉴욕, 워싱턴 D.C., 시카고 ⓒ 3A Project


"아무래도 저희가 횡단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수가 결코 많다고 하기 힘드니까요. 직접 만나서 설명을 해주는 것이 더 자세하고, 또 당사자들 기억에도 더 확실하게 남겠지만 물리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여러 클럽과 연계하기도 했고, 언론사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지역 사이클 클럽과 함께 라이딩을 하기도 했고, 현지 축구 클럽에서 함께 땀 흘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어요.

언론의 경우는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작은 지역 신문이라 하더라도 그 신문에 우리 프로젝트와 '위안부' 문제가 실린다면 수백 수천 명이, 도시 규모에 따라서는 수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볼 수 있으니까요.

매일 횡단이 끝나고 목표한 도시에 미리 이메일도 보내보고, 도착하면 해당 도시의 언론사에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가기도 해서 인터뷰를 했어요. 수요집회 또한 많은 미국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식이었고요."

3A Project시카고 NPR(National Public Radio)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리고 있는 두 청년 ⓒ 3A Project


80여 일 간의 횡단 기간 동안 두 청년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었다. 조용주씨는 그중 LA에서 시카고까지 함께 동행한 미국 시민 소피(Sophie)씨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출국 전 미국 싸이클 누리집에 저희 프로젝트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 글을 보고 소피씨가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연락을 줘서 함께하게 됐어요. 저희 프로젝트에 미국 현지 시민이 함께한다는 점이 뜻깊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횡단 전체를 함께하지는 못하고 LA에서 시카고까지만 동행했지만, 함께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 뜻을 함께하고 추억도 많이 쌓았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하주영씨는 중부에서 자전거를 탈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중부 옥수수 밭을 지날 때에는 목줄 없이 풀어놓고 기르는 개들이 하루에 서너 마리씩 저희를 따라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따라오는 게 마냥 귀엽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 가방에 있는 이빨 자국을 보고 조금은 무섭고,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러한 개들을 만나는 날이면 꼭 예상 시간보다 일찍 목적지에 도착하곤 했었고요. 당시에는 조금 무섭고 심각했다 보니 이 일화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대륙 횡단은 끝났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두 청년은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길 바랄까?

"6월 라이딩을 시작할 때에는 38분의 피해자 할머니께서 살아계셨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라이딩을 하는 동안 3분이 돌아가셔 현재는 35분밖에 남지 않으셨습니다. 더 많은 할머니들을 잃기 전에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로 할머니들의 평생의 한을 풀고, 남은 생애를 조금이라도 마음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더 빨리 오길 바랍니다." - 하주영씨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통해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처럼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여성인권유린의 역사로써 알려지고, 미래 세대들이 이에 대해 올바른 교육을 받아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조용주씨

두 청년의 횡단을 끝났다. 하지만 그들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끝나지 않는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학교로 돌아간 후에도 그들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끝없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수요집회도 참여하고, 나눔의 집 등에도 방문해 할머니들께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드려야죠. 내년 저희 프로젝트 4기를 또 기획하기도 할 예정이고요. 저희의 프로젝트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청년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결코 한일 양국간의 정치·외교적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는 한일 양국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호주 등 수많은 국적을 가진 피해자들이 고통 받았습니다. 더 나아가 이 문제는 전시 '여성인권유린'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적에 국한 받지 않고, 국적을 초월한 세계시민사회의 일원으로써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합니다.

저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는 수많은 분들의 지지와 동행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하루빨리 '위안부'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어 주셨으면 합니다."

3A Project사막과, 산맥과, 초원 등을 횡단하는 3A Project 멤버들의 모습 ⓒ 3A Project


두 청년이 진행한 3A Project는 일본 정부의 '위안부'에 대한 과거 범죄 사실에 대한 인정(Admit), 그리고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Apologize)를 요구하고, 시민들에게 할머니들과 함께 동행(Accompany)하자는 것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15년 여름에는 백덕열(25, 경희대 체육학), 심용석(인천대 중어중국학) 두 청년이, 2016년 여름에는 김한결(26, 경희대 체육학), 김태우(25,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김현구(26, 한성대 정보통신공학) 세 청년이 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로 횡단하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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