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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봤나 'EM흙공',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면...

EM흙공, 수질조사 등 '하천 살리기' 활동 확산

등록|2017.09.04 16:29 수정|2017.09.04 16:30

▲ 2주간 발효된 EM흙공. ⓒ 지구시민운동연합


마치 가는 솜처럼 생긴 곰팡이가 핀 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친근한 냄새까지 나는데, 이것이 요즘 한참 뜨고 있는 EM흙공이다. 혹자는 EM을 Excuse Me라고 하는데, EM이 뭘까?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s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로 유용한 미생물들을 뜻한다. 효모, 유산균, 누룩균, 광합성 세균, 방선균 등 80여 종의 미생물이 들어 있어 수질 정화, 악취 제거, 식품 산화 방지, 음식물 쓰레기 발효, 그리고 부패 억제까지 탁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EM친환경제품을 만들고 이용하는 것이 트렌드로 여겨질 정도다.

EM발효액을 황토와 발효촉진제 등과 함께 섞어 공으로 만들어 2주 정도 숙성시키면 이렇게 정체 모를 비주얼을 가진 EM흙공이 탄생한다.

▲ 지구시민운동연합 회원들이 광주 풍영정천에 EM흙공을 던지고 있다. ⓒ 지구시민운동연합


이렇게 만들어진 EM흙공이 광주지역 하천에 던져지고 있다. 여러 실험 결과, EM발효액은 각종 유해물질로 오염된 하천을 살리고, 그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의 생태환경도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지구시민운동연합 광주지부는 광산구청의 지원 아래 정기적으로 지역 주민들과 풍영정천에 흙공을 던지고 있다. 최근 광산구 도심을 관통하여 흐르는 풍영정천에서 하천오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러한 환경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이 오염된 하천을 살리는데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지구시민운동연합의 하천살리기 활동은 광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광주시교육청의 협조로 관내 중·고등학교에서 'EM흙공 만들기 및 던지기' 체험교육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올해 상반기만 30여 곳 학교에서 이 교육을 실시했다. 수업시간 학생들이 만든 EM흙공은 영산강, 광주천 등에 던져지고 있다.

▲ 신광중학교 학생들이 EM흙공을 만들고 있다. ⓒ 지구시민운동연합


최근들어 이와 같은 하천살리기 활동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광주환경연합은 광주천 수질을 구간별로 조사하고 그 심각성을 측정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도심 내에 잠들어있는 복개하천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코자 하는 시민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녹색연합 또한 도시의 개발로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빗물을 땅속으로 순환시키는 '물순환도시 광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공병철 지구시민운동연합 광주지부장은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겪으면서 지구가 얼마나 뜨거워졌는지, 그 속에서 사람이 얼마나 살기 힘든지 실감하지 않았느냐"며 "우리 하천을 살리는 것은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밝혔다.

EM흙공 던지기 활동에 참여한 김은재 학생은 "학교 봉사시간을 채우려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하천에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눈으로 직접 보게 됐다"며 "스스로 일회용품을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어른들도 강가나 공원에 쓰레기를 제발 버리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자연에서 공생하며 또 그 자연을 재생의 방향으로 만드는 착한 미생물 EM. EM이야말로 인간과 지구가 조화롭게 만들어가야 할 모델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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