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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의 콜라보... KBS·MBC 흑역사 총정리

공영방송 파업의 원인은 고대영·김장겸, 이들의 퇴진만이 파업 종결조건

등록|2017.09.08 13:59 수정|2017.09.08 13:59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가 지난 4일 여의도 KBS 노조사무실에서 총파업 출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위). 지난 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방송의 날 기념행사에 MBC 아나운서들이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아래) ⓒ 권우성·유성호


공영방송 KBS와 MBC 양대 노동조합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12년 수많은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외치면서 정권의 낙하산 사장들이 자행한 언론탄압에 온몸으로 저항하면서 17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방송 대파업을 벌인지 5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5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선 이유는 5년 전 방송 대파업 당시 방송종사자들이 요구했던 언론의 자유와 독립이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 5년 동안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많은 방송종사자들이 방송현장에서 쫓겨나고, 좌천당하고, 해직당하고, 징계를 받았고, 공영방송은 정권 홍보매체가 돼 편파보도를 자행해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은 공영방송으로써의 역할을 포기하고 철저히 정권의 나팔수 역할만 충실히 해온 것이다.

[이명박의 경우] 공영방송 말살의 서막

▲ 지난 2008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청와대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 전 방위적으로 언론 장악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최시중씨를 임명하고, KBS 사장에 자신의 특보 출신인 김인규씨를, 그리고 MBC 사장에는 자신의 선거 캠프 출신인 김재철씨를 임명했다.

이렇게 정권에 의해 임명된 공영방송 사장들은 조직과 보도, 제작라인을 장악하고 보도내용 통제를 통해 정권에 불리하거나 비판적인 내용의 방송 제작을 억압하고, 정권 홍보성 방송을 제작했다. 그리고 이에 반발하는 조직구성원들은 가차 없이 징계와 해임을 통해 처벌했다. 결국, 방송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그리고 비판 기능을 말살하고 방송종사자들의 방송제작 자율성과 독립성을 억압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말살과 방송제작 종사자들의 제작 자율성 침해와 억압 행위에 반발한 MBC와 KBS 종사자들은 지난 2012년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각각 170일과 95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YTN까지 포함한 방송 3사의 2012년 방송 대파업은 친정부 성향의 낙하산 사장들에 의해 변질되고 찌그러진 공영방송을 바로잡기 위한 방송 노동자들의 양심선언이었고 언론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이었다.

그런데, 낙하산 사장들은 파업이 끝나자마자 파업에 참가했던 언론 노동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했다. 낙하산 사장들은 파업에 참가했던 방송사 노조원들을 방송현장에서 쫓아내고 방송제작과 관련 없는 부서로 전출시켰다.

언론노조의 발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5년간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맞서 싸우다 17명의 언론인들이 해고를 당하고, 132명의 언론인들이 정직 처분을, 66명의 언론인들이 감봉 처분을, 120명의 언론인들이 경고 처분을, 그리고 62명의 언론인들이 대기발령 처분을 받는 등 400여 명의 언론인들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의 경우] 공영방송 말살의 끝장

▲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지난 2014년 5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들을 방문해 사과를 한 뒤 현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 이희훈


공영방송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파업에 나섰던 방송 종사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징계했던 이명박 정부에 이어 정권을 잡은 박근혜 정부는 공영방송을 노골적으로 회유하고 겁박하는 방법으로 정권에 충실한 정권홍보 매체로 활용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폭로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과정의 언론 통제사례는 국민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녹취록이 공개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통화내용은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교묘하게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통제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특히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관련 KBS의 편파·왜곡 보도가 정권의 영향을 받은 길환영 전 사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대통령 해외순방 때마다 뉴스 프로그램에서 대통령 관련 꼭지를 늘리기 위한 고민으로 몸살을 앓았다고 실토했고,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서도 길환영 전 사장이 "해경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지시를 하는 등 청와대의 요청을 받고, 보도국에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공영방송 KBS에 거의 보도지침에 가까운 보도통제를 자행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공영방송 KBS 사장은 청와대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고, 청와대는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개입해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숨기고, KBS를 정권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길환영 전 사장에 이어 KBS 사장에 임명된 고대영 사장은 본부장과 국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의 '친위대'로 경영진을 꾸리고, 기자들이 어렵게 취재를 통해 발굴한 '군 댓글 공작 특종'의 보도를 막는 등, 기자들의 보도를 통제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 김장겸 사장 역시 공공연히 '노조와의 끝장투쟁'을 공언하며 방송제작 종사자들의 제작 자율성과 독립성을 탄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PD들은 김장겸 사장과 MBC 경영진이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작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세월호와 위안부 그리고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MBC 노조에서 폭로한 'MBC 블랙리스트'는 MBC 카메라 기자들을 지난 2012년 파업 참여 여부와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한 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MBC 김장겸 사장과 경영진은 4등급 중 제일 낮은 등급을 받은 기자들 상당수를 보도국에서 쫓아내고 한직에 배치되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MBC 경영진에 의해 반노동적, 반언론적, 반민주적 행태가 자행돼온 것이다.

KBS·MBC를 되돌려놓기 위한 조건

KBS 노조 총파업 “고대영은 물러나라”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조합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고대영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처럼 낙하산 사장들에 의해 처참하게 무너진 공영방송의 현실과 언론자유와 독립에 대한 탄압과 억압을 더 이상 묵과 할 수 없어 방송 종사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 방송을 사유화하는 낙하산 사장들에 의해 더 이상 추락하기 어려울 정도로 절망적인 상태에 빠진 공영방송을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다시 나선 것이다.

김장겸 MBC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 출신이었던 김재철씨가 MBC 사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 승승장구하기 시작해,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거쳐 사장의 자리까지 올라 권력 지향적인 방송으로 뉴스의 신뢰도를 추락시켰고, 고대영 KBS 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지내며 KBS를 위기로 몰아놓은 장본인 중 한 명이다.

결국, 이번 MBC와 KBS 파업의 원인제공은 MBC 김장겸 사장과 KBS 고대영 사장이 했고, 이들의 조건 없는 퇴진만이 파업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인 것이다.

MBC상암 사옥 집결 '총파업 승리' 다짐‘김장겸 체제 퇴장, 공영방송 MBC 재건을 위한 언론노조 MBC본부 합동출정식’이 4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광장에서 전국에서 모인 2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덧붙이는 글 글쓴이 최진봉 시민기자는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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