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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초가을 먹거리는?

등록|2017.09.08 15:41 수정|2017.09.08 15:41
지난 7일 저녁 교토 푸성귀로 잘 알려진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교토는 오래 전부터 불교가 들어와서 번성한 곳입니다. 그 영향으로 살생을 금하고, 푸성귀 요리가 일찍부터 자리 잡았습니다.

▲ 전식 세 가지와 생선회 그리고 두유 유바입니다.? ⓒ 박현국


교토 푸성귀, 혹은 교토 야채는 교토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자라났습니다. 교토 사람들은 제철에 맞는 푸성귀를 삶거나 찌거나 말려서 제 맛이 지닌 향과 감각을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생활이 바쁘고, 대부분 냉장고를 두고 살기 때문에 푸성귀의 감각을 잊은지 오래되었습니다.

▲ 뚜껑달린 그릇에 담아온 두부 장국입니다. ⓒ 박현국


교토 먹거리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두부 요리입니다. 이것도 불교와 더불어 들아왔다고 합니다. 교토의 풍부한 물 덕분에 여러가지 종류가 만들어졌습니다. 두부을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고, 두유에 콩가루를 섞어서 유바를 만들기도 합니다.

▲ 푸성귀 구이입니다. 버섯, 연뿌리, 호박, 가지, 쑥떡, 쇠고기를 불에 구워서 먹습니다. 푸성귀는 이미 삶아서 익혔고, 불에 살짝 뎁혀서 먹는 기분입니다. ⓒ 박현국


일본 먹거리는 맵거나 짠 자극성이 약합니다. 싱겁다고 합니다. 단순히 소금이 덜 들어간 맛이 아닙니다. 이것은 마늘 탓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은 마늘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마늘은 고유의 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먹거리 맛을 진하게 합니다. 일본 사람들도 마늘을 먹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먹지 않고, 전혀 먹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 붕장어와 푸성귀 튀김입니다. 붕장어 밑에는 양하를 가늘게 썰어서 깔았습니다. ⓒ 박현국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 고장에서 나는 제 푸성귀를 먹고 사는 일은 누구나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바구니에 담긴 푸성귀입니다. 아보카드, 토마토, 양하, 무, 참마, 미즈나 등입니다. ⓒ 박현국


일본 사람들의 상차림은 모두 차려져 한 상 나오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먹는 시간을 배려해서 내옵니다. 이것 먹고 배가 부를지 걱정하다가도 다 먹고 나면 어느덧 배가 부릅니다. 비록 양은 많지 않지만 종류가 많아서 여러 가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버섯 덮밥과 장아찌입니다. 밥 위에 버섯, 당근, 파 등 야채가 놓여 있습니다. ⓒ 박현국


일본 먹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색깔입니다. 먹거리가 지닌 색깔뿐만 아니라 담는 그릇도 먹거리를 돋보이게 하는 그릇이나 색깔을 배려합니다. 

교토의 초가을 먹거리,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여름의 마지막 끝물을 맛보았습니다. 비록 한 입씩 맛보았지만 종류는 많았습니다. 앞으로 먹게 될 새로 오는 가을 먹거리를 기대해 봅니다.

▲ 말차 아이스크림과 따뜻한 차입니다. 왼쪽에 놓인 것은 검은 콩 세 알입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교토야채요리 세포라이, http://www.suishin.co.jp, 2017.9.7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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