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지식인'이었던 내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된 사연
내 인생에 전환점이 된 '지식인 답변', 글 쓰는 뿌듯함에 <오마이뉴스> 영화 리뷰까지 연재
오늘은 기사가 아니라 제 취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 취미는 탁구치기, 영화 전단지 모으기, 블루레이/DVD 수집 등입니다. 그리고 거창한 취미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지식iN 활동'과 '영화 기사 쓰기'입니다.
저는 마지막 '파워지식iN' 중 한 명입니다. 네이버가 2014년 활동자 이후에 파워지식iN을 선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지식iN을 시작한 건 2014년 2월부터였습니다. 시작 동기는 거창하게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나눈다는 큰 뜻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우연히 이벤트 때문에 시작한 거였는데, 답변을 하고 채택되고 추천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부할 수 있는 '해피빈'도 받게 되니 기분이 좋더군요. 등급이 오르면서 RPG 게임처럼 '레벨 업'하는 재미도 생기구요. 게임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의미가 있겠다 싶어 지식iN에 정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영화 보는 걸 좋아했고, 블로그를 통해 영화 감상기나 수집해 온 블루레이나 DVD에 대한 리뷰를 적어왔던 터라 자연스럽게 영화 분야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영화추천 요청에 답을 달거나, 기억나지 않는 영화의 제목을 알려주는 것들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제 인생에 나름 전환점이 된 답변을 달게 됩니다.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어찌 해야 할지 몰라 조언을 구하는 글이었죠.
'파워지식인'으로 활동하다가 우연히 <오마이뉴스>를 알게 됐다
그 질문에 저는 프랑스아 감독의 명언을 인용하여 답변을 달았습니다. 섣부르게 영화계에 발을 들이기보다는 영화를 좀 더 즐겨보고 글을 써보며 판단해보라고 조언해봤습니다.
그리고 질문자는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 큰 깨달음을 얻고 가네요"라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감사 인사에 상당히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살면서 누군가에 조언을 하고 이런 반응을 받기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실제로 뿌듯함에 한동안 그 답변을 저의 프로필에서 '대표 답변'으로 설정해두기도 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제 답변을 다시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화에 관해 조언을 할 만큼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저처럼 해보라고 조언했지만, 막상 제 모습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포스팅한 영화리뷰들은 블로그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검색될만 한 단어들로 조합한 '허접한' 글들이었죠. 또한 지식iN 활동을 열심히 한다지만,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에는 감히 답변할 수도 없는 사람이었던 거죠.
문득 뿌듯했던 그 답변이 부끄럽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걸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영화 전문서적들을 사서 탐독하고, DVD/블루레이에 수록된 제작과정과 코멘터리(논평)들을 챙겨 보면서 영화에 대한 견문들을 더 넓혀갔습니다.
그리고 포스팅도 검색되기 위한 글이 아닌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지식iN 답변들도 영화추천이나 영화 제목 맞추기에서 탈피해 좀 더 전문적인 질문에도 답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2015년 4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12차 '2014 파워지식iN'에 선정된 거죠. 정말 한 번도 기대를 한 적이 없었기에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선정 당시 영화 분야 전문가 순위가 76위였고, 등급 또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초인'에 불과했으니까요. 선정기준에 등급이나 채택 수를 떠나 답변의 질을 본다는 문구를 떠올려보니 더 기분이 좋더군요.
사실 보안 분야에 일하던 저는 2013년에 기술혁신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국가에서 주는 장관상이 더 큰 상인데 묘하게 그때보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해서 받은 상과 내가 좋아서 한 일로 받은 것에 차이랄까요?
그렇게 파워지식iN에 선정되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것에 좀 더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다음 해 여름 블로그 이웃이 한 인터넷 신문에 기고 글을 적었다는 포스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기사를 올렸다는 곳은 바로 <오마이뉴스>였습니다. 일반 시민도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가 저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8월 두 번의 퇴짜를 맞고 첫 기사가 등록되었습니다. 영화 <아수라> 개봉을 앞두고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함께한 옛 영화들을 돌아보는 기획 기사였죠.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네이버에 제 이름을 치면 내가 작성한 기사가 뜨다니! 왜냐하면 어릴적 많았던 꿈 중의 하나가 바로 기자가 되는 거였으니까요. 물론 취재기자는 아니지만, 꿈의 절반은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가 기사로 소개했던 미개봉 영화, 9개월 뒤 정식 개봉하다
이후 영화 관련 기획기사와 영화 리뷰 그리고 할리우드 소식 등을 꾸준히 작성하여 올렸습니다. 2016년 10월부터 '숨은 영화 찾기'라는 코너 이름으로, 국내 극장에서 미개봉되었지만 홈무비로 손색없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비정기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소개했던 영화가 바로 얼마 전에 개봉한 <플립>입니다. <플립>이 북미 개봉 이후 7년 만에 국내에 정식 개봉하여 나름 잔잔한 흥행을 거두는 걸 보면서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 기사는 네이버 뉴스 '영화계는 지금'란에도 소개됐습니다.
2016년 9월에 작성한 "이병헌 vs. 송강호... '단 하나'의 김지운 페르소나는 누구?"란 기사를 시작으로 제가 쓴 기사들이 종종 네이버 뉴스 '영화계는 지금'란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개되고 나니 기사에 댓글도 많이 달리더군요. 오탈자 때문에 '기레기' 취급도 당해봤지만, 좋은 기사라는 댓글에는 기운도 나고 기분이 좋더군요.
특히 지난해 연말에 2016년 박스오피스를 분석한 "<부산행>은 천만, 이 영화는 한명?... 2016년 극장가 이색 기록들"이란 기사가 나름 대박을 쳤습니다. 네이버 '영화계는 지금'란에 소개된 건 물론이고, 당일 포털사이트 TV연예 섹션 뉴스에서 잠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1위에 오르기도 했으니까요.
지식iN으로 활동하며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3600개가 넘는 답변을 달았고, 2700명이 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최근에는 지식iN을 통해 교육 기부에도 참여 중입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조금 넘었는데, 180개 이상의 기사를 작성하며 큰 돈은 아니지만 원고료를 받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제가 즐거워하는 일인데 그것들을 하나씩 늘려갈 때마다 기부도 하고, 용돈 벌이도 하니 나름 뿌듯합니다.
노후준비로 자금과 인간관계 그리고 취미가 필요가 한다던데, '지식iN 활동'과 '기사 작성' 이 두 가지 취미는 노후에도 계속하고 싶네요.
저는 마지막 '파워지식iN' 중 한 명입니다. 네이버가 2014년 활동자 이후에 파워지식iN을 선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지식iN을 시작한 건 2014년 2월부터였습니다. 시작 동기는 거창하게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나눈다는 큰 뜻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우연히 이벤트 때문에 시작한 거였는데, 답변을 하고 채택되고 추천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부할 수 있는 '해피빈'도 받게 되니 기분이 좋더군요. 등급이 오르면서 RPG 게임처럼 '레벨 업'하는 재미도 생기구요. 게임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의미가 있겠다 싶어 지식iN에 정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영화 보는 걸 좋아했고, 블로그를 통해 영화 감상기나 수집해 온 블루레이나 DVD에 대한 리뷰를 적어왔던 터라 자연스럽게 영화 분야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영화추천 요청에 답을 달거나, 기억나지 않는 영화의 제목을 알려주는 것들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제 인생에 나름 전환점이 된 답변을 달게 됩니다.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어찌 해야 할지 몰라 조언을 구하는 글이었죠.
'파워지식인'으로 활동하다가 우연히 <오마이뉴스>를 알게 됐다
▲ 나에게 전환점이 된 나의 답변 ⓒ 구건우
그 질문에 저는 프랑스아 감독의 명언을 인용하여 답변을 달았습니다. 섣부르게 영화계에 발을 들이기보다는 영화를 좀 더 즐겨보고 글을 써보며 판단해보라고 조언해봤습니다.
그리고 질문자는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 큰 깨달음을 얻고 가네요"라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감사 인사에 상당히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살면서 누군가에 조언을 하고 이런 반응을 받기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실제로 뿌듯함에 한동안 그 답변을 저의 프로필에서 '대표 답변'으로 설정해두기도 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제 답변을 다시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화에 관해 조언을 할 만큼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저처럼 해보라고 조언했지만, 막상 제 모습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포스팅한 영화리뷰들은 블로그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검색될만 한 단어들로 조합한 '허접한' 글들이었죠. 또한 지식iN 활동을 열심히 한다지만,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에는 감히 답변할 수도 없는 사람이었던 거죠.
문득 뿌듯했던 그 답변이 부끄럽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걸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영화 전문서적들을 사서 탐독하고, DVD/블루레이에 수록된 제작과정과 코멘터리(논평)들을 챙겨 보면서 영화에 대한 견문들을 더 넓혀갔습니다.
그리고 포스팅도 검색되기 위한 글이 아닌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지식iN 답변들도 영화추천이나 영화 제목 맞추기에서 탈피해 좀 더 전문적인 질문에도 답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 파워지식iN으로 선정되고 나서 네이버로부터 전달받은 감사패 ⓒ 구건우
시간이 흐르고 2015년 4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12차 '2014 파워지식iN'에 선정된 거죠. 정말 한 번도 기대를 한 적이 없었기에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선정 당시 영화 분야 전문가 순위가 76위였고, 등급 또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초인'에 불과했으니까요. 선정기준에 등급이나 채택 수를 떠나 답변의 질을 본다는 문구를 떠올려보니 더 기분이 좋더군요.
사실 보안 분야에 일하던 저는 2013년에 기술혁신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국가에서 주는 장관상이 더 큰 상인데 묘하게 그때보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해서 받은 상과 내가 좋아서 한 일로 받은 것에 차이랄까요?
그렇게 파워지식iN에 선정되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것에 좀 더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다음 해 여름 블로그 이웃이 한 인터넷 신문에 기고 글을 적었다는 포스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기사를 올렸다는 곳은 바로 <오마이뉴스>였습니다. 일반 시민도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가 저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8월 두 번의 퇴짜를 맞고 첫 기사가 등록되었습니다. 영화 <아수라> 개봉을 앞두고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함께한 옛 영화들을 돌아보는 기획 기사였죠.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네이버에 제 이름을 치면 내가 작성한 기사가 뜨다니! 왜냐하면 어릴적 많았던 꿈 중의 하나가 바로 기자가 되는 거였으니까요. 물론 취재기자는 아니지만, 꿈의 절반은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가 기사로 소개했던 미개봉 영화, 9개월 뒤 정식 개봉하다
이후 영화 관련 기획기사와 영화 리뷰 그리고 할리우드 소식 등을 꾸준히 작성하여 올렸습니다. 2016년 10월부터 '숨은 영화 찾기'라는 코너 이름으로, 국내 극장에서 미개봉되었지만 홈무비로 손색없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비정기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소개했던 영화가 바로 얼마 전에 개봉한 <플립>입니다. <플립>이 북미 개봉 이후 7년 만에 국내에 정식 개봉하여 나름 잔잔한 흥행을 거두는 걸 보면서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 [숨은영화찾기] 그 첫 번째 작품이 9개월 뒤 정식 개봉해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 구건우
내 기사는 네이버 뉴스 '영화계는 지금'란에도 소개됐습니다.
2016년 9월에 작성한 "이병헌 vs. 송강호... '단 하나'의 김지운 페르소나는 누구?"란 기사를 시작으로 제가 쓴 기사들이 종종 네이버 뉴스 '영화계는 지금'란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개되고 나니 기사에 댓글도 많이 달리더군요. 오탈자 때문에 '기레기' 취급도 당해봤지만, 좋은 기사라는 댓글에는 기운도 나고 기분이 좋더군요.
▲ [영화계는 지금]란에 소개된 내 기사들 ⓒ 구건우
특히 지난해 연말에 2016년 박스오피스를 분석한 "<부산행>은 천만, 이 영화는 한명?... 2016년 극장가 이색 기록들"이란 기사가 나름 대박을 쳤습니다. 네이버 '영화계는 지금'란에 소개된 건 물론이고, 당일 포털사이트 TV연예 섹션 뉴스에서 잠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1위에 오르기도 했으니까요.
▲ 제 기사가 TV연예 분야 기사중에 가장 많이 읽힌 기사 1위에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 구건우
지식iN으로 활동하며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3600개가 넘는 답변을 달았고, 2700명이 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최근에는 지식iN을 통해 교육 기부에도 참여 중입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조금 넘었는데, 180개 이상의 기사를 작성하며 큰 돈은 아니지만 원고료를 받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제가 즐거워하는 일인데 그것들을 하나씩 늘려갈 때마다 기부도 하고, 용돈 벌이도 하니 나름 뿌듯합니다.
노후준비로 자금과 인간관계 그리고 취미가 필요가 한다던데, '지식iN 활동'과 '기사 작성' 이 두 가지 취미는 노후에도 계속하고 싶네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