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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 정부 '안보', 트럭 몰고 절벽 가는 꼴"

"정부의 '외교·안보 실패', 저였다면 달랐을 것"... 홍준표 향해 '일침'

등록|2017.09.11 17:34 수정|2017.09.11 19:0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위기이자 실패로 외교안보를 꼽았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며 현 상황을 '정부가 트럭을 몰고 절벽을 향해가는 꼴'이라고도 비유했다.

안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문 정부의 가장 큰 위기는 외교·안보"라며 "(이번에 청와대에 가면) 저는 외교·안보 실패를 얘기할 거다. 대통령이 집권한 짧은 기간, 우리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강 국가 리더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이걸 고치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안보위기를 이유로 국민의당 등 야당에 협치를 요구하는 데 대해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데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며 "같이 트럭 몰고 절벽에 떨어질 일 있나. 잘못했다간 절벽에서 떨어진다. 핸들을 꺾어서 다시 도로로 나와야 한다"는 등 취지로 답변했다.

이는 같은 날 오전 6차 최고위회의에서 안 대표가 현 정부의 '안보무능'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오전 "문재인 정부는 더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 정부의 무능한 안보라인도 쇄신해야 한다", "좌측깜빡이 켜고 우회전, 우측깜빡이 켜고 좌회전하는 혼란상은 용납 안 된다"고 말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현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위기이자 실패로 외교안보를 꼽았다.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며 현 상황을 '정부가 트럭을 몰고 절벽을 향해가는 꼴'이라고도 비유했다. 사진은 11일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진영 최고위원(오른쪽)과 대화하는 안 대표의 모습. ⓒ 남소연


안 대표는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본인이 대선에서 이겨 대통령이 됐으면 지금 상황과 달랐겠느냐'는 질문에 "제가 기용할 사람이 두 명 있었다. 지금 청와대에 안 들어가 있는 분"이라며 "그 두 분이 지금 상황에서 경험을 통해 가장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달랐을 것이라는 답변이다.

안 대표는 재차 "이번 정부가 외교·안보 쪽에 놀랄 정도로, 너무 준비가 안 됐다. 그 탓에 이런 사달이 났다", "현 정부 외교안보팀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엔 너무 허약하다"며 인사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안 대표는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혹 상대에 폐가 될까 봐 우려된다며 실명 언급은 피했다.

안철수 "홍준표 대표와 체력전? 저는 장화도 혼자 신을 수 있다"

안 대표는 또 '한국 내 사드배치'와 관련해서는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 대표는 "(현 정부가) 사드에 대해 중국이 헛된 희망을 갖게 했다"며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시간 문제라는 건 다 알고 있었다. 그러면 사드배치를 안 할 수 없게 되는 건데 그 예측이 복잡한 건 아니었다"며 비판했다.

지난 9월 1일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이준한 위원장)는 총176쪽 분량의 평가보고서 공개를 통해 5·9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국민의당 선대위가 패한 이유를 짚었다(관련 기사: 국민의당 "안철수, 안빠-조직-소통 없어 문재인에 졌다" http://omn.kr/o3c5).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안 대표는 "그 자체로 매우 귀중한 자료다. 혁신위 보고서와 함께 틈틈이 보고 있다"며 보고서 중 '안빠(안철수 열성지지층) 확보 필요' 관련해 "지지자들의 특성은 좀 달랐지만, 건전한 지지층이 결집을 못 했다는 건 맞다. 그런 시각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고 답했다.

국립518민주묘지·윤상원 열사 생가 등 지난 6일~10일 4박 5일간 호남에 방문한 안 대표는 호남 민심과 관련해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은 상당히 우호적이었다. 인사문제 보면서 국민의당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하더라"면서도 "다만 시민들 의견은 좀 달라서, 일부에선 정권교체가 됐으니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도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4박5일 호남에 이어 전주·영남 등 방문을 계획 중이라며 "앞으로 전주·대구 등 추석 끝나고도 전국을 돌아다닐 거다", "그땐 국정감사 기간이라 전국이 무주공산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안 대표는 이어 '홍준표 대표도 돌아다니지 않겠느냐'란 질문에 "그럼 (홍 대표와) 체력전을 한 번 해보겠다. 저는 장화도 혼자 신을 수 있다"라며 한 번 더 웃었다. 기자들이 웃자 그는 "저는 농담이 아닌데"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홍 대표가 수해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가, 타인이 장화를 신겨주는 듯한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구설수에 오른 것을 비판한 것이다(관련 기사: 홍준표 대표, 장화까지 신었는데 김학철에 묻혔다 http://omn.kr/ns6m ).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마크내퍼 주한 미 대사와 만나 강한 한미동맹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마크내퍼 대사에 "북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오래전부터 '굳건한 한미동맹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중요성은 지금 더 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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