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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코끼리를 만든다면?

[현장] 2017장애인문화예술축제

등록|2017.09.15 09:33 수정|2017.09.15 10:26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함께하는 즐거움의 울림' 주제로 제9회 '2017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이 열렸다. A는 Able, Accessible, Ace로 장애인의 가능성을 의미하고 +는 또 다른 A로 Art를 뜻한다. 모든 개인(All)이 플러스(+)가 되는 축제다. 축제 둘째 날인 13일, 현장을 찾았다.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 김광섭


▲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 김광섭


축제 둘째 날인 13일, 광화문광장에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휠체어장애인으로 구성된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이다.

"앞으로 더 큰 행사, 더 훌륭한 행사에서 합창단에게 애국가를 불러달라는 요청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여러분 어떤가요? '꿈은 이루어진다', 저희의 목표입니다."

홈페이지 : koreawheelchairquire.com

'광화문 코끼리' 전시

▲ 정지원 프로그램매니저 ⓒ 김광섭


"태국에 아픈 코끼리를 치유하는 공원이 있어요. 학생들과 직접 가서 만져보았어요."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코끼리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광화문 코끼리'는 전국맹학교 순회 아트프로젝트 '코끼리 만지기' 수업을 통해 시각장애인과 예술가가 함께 작업한 코끼리 예술작품 전시다. 북촌에 위치한 '(사)우리들의 눈'이 주관했다. '(사)우리들의 눈' 프로그램매니저 정지원씨의 말이다.

"우리들의 눈은 시각장애인과 예술가가 함께 미술 활동, 맹학교 미술 수업을 진행해서 나온 작품을 우리들의 눈 갤러리 또는 외부 공간에서 전시·소개하고 있어요."

▲ 시각장애인 학생과 예술가가 만든 코끼리 작품 ⓒ 김광섭


코끼리 만지기는 2009년부터 진행한 아트프로젝트다. 그동안 인천혜광학교, 서울맹학교, 강원명진학교, 대전맹학교, 청주맹학교, 충주성모학교 등의 학생들이 함께했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장애의 한계를 넘어서자는 취지의 수업이다.

"비시각장애인과 다른 새로운 시각, 예술가처럼 창의적인 눈이라고 생각하고 예술 활동에 참여하면 정말 뜻깊고 재미있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너무나도 재미있는 작품이 나와서 많은 영감을 주었어요."

그는 이번 축제를 통해 다양한 관객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의미가 깊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감동받고 재밌다 해서 뜻깊었죠."

홈페이지 : artblind.or.kr

독서장애인을 위한 출판브랜드 'BF북스'

▲ BF북스 부장 박영자(오른쪽)과 동료 ⓒ 김광섭


BF북스(도서출판 점자)는 신체적·문화적 장애 없이 장벽을 허물 듯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다. 'Barrier Free'의 약자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시력이 좋지 않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책을 만든다. BF북스 박영자 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을 제작하는 곳이죠. 점자라고 해서 꼭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만 나오는 건 아니에요. 저시력자를 위한 큰 글자 도서도 만들죠. 일반 친구들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질감과 입체감을 살려 손으로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촉각도서도 있고요. 세계점자지도도 만들어요." 

점자도서는 일반 문자를 점자로 번역하는 점역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보통 책 1권이라면 점자로 만들면 서너 권으로 분권이 돼요."

▲ BF북스에서 진행한 점자 명함 만들기 ⓒ 김광섭


그는 점자 책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시각장애인을 많이 만났다.

"육체적으로 조금 불편하고, 덜 불편하고, 안 불편하고의 다름일 뿐이지 저는 너무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정신적으로는 일반인보다 더 건강할 수가 있잖아요? 자긍심,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면 너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홈페이지: kbraille.com

▲ 축하 무대에 선, 노글래시스 앤 플러스 가족 밴드 ⓒ 김광섭


한편, A+ 프린지 스테이지에서는 장애 유무를 떠나 국악, 클래식, 록 등 장르 구분이 없이 뮤지션들의 공연이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열렸다. 가족 밴드 노글래시스 앤 플러스도 함께했다.

밴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할 것도 있지만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말하며 "역차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더 나은 사회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의 교류 공간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10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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