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김경준, 공소장 일부 공개 "노무현 대통령님 잡으려던 사건"
"BBK 가짜 편지 사건은 홍준표 등에게 면죄부 준 엉터리 수사" 주장
▲ 강제추방되는 'BBK사건' 김경준'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8년간의 수감 생활 끝에 만기 출소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지난 3월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강제추방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경준씨가 지난 14일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BBK 사건 추가 수사를 요구하면서 공개한 문자와 관련하여 "BBK 가짜 편지 사건은 홍준표 등에게 면죄부를 준 엉터리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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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주장하면서, 특히 '엉터리 수사'의 중심 인물로 당시 BBK 가짜 편지 수사를 맡았던 박철우 검사를 지목했다.
박 검사는 2012년 7월 박 의원이 공개한 문자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당시 박 의원은 '가짜 편지' 작성자 신명씨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그 중 "가짜 편지 검찰청 발표는 박철우 검사 말 빼고는 모두 거짓"이란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김씨는 이날 여러 개의 글과 함께 공소장 일부를 공개하면서 박철우 검사 역시 '엉터리 수사'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박 검사 역시 믿을 수 없다는 것으로, 앞서 박영선 의원이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이제까지 알려진 바와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김씨가 이날 올린 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내가 고소해서 시작된 BBK 가짜 편지 사건은 2008년에 진행된 기획 입국 사건을 재수사한 사건이다. 이 사건 부장검사는 이중희였고, 박철우 검사가 수사를 담당했다. 수사 기간 약 6개월 중 상당 기간을 박 검사는 홍준표 등 MB 관련이 아니라 어이없게도 민주당 측 제안을 받아 내가 고소했는지를 적극적으로 수사했다. 수사 방향을 민주당 쪽으로 돌렸다."
▲ 김경준씨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BBK 가짜 편지 사건' 공소장 ⓒ 김경준 페이스북
그러면서 김씨는 "다시 강조하지만,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BBK 가짜 편지를 날조하고 홍준표가 그 편지를 흔들어대면서 '기획 입국'이란 정치 조작을 민주당에 뒤집어씌우려 했다"면서 "조작된 증거를 근거로 노무현 대통령님, 민주당을 잡으려고 했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씨는 "2007년 당시 한나라당이 가짜 편지를 조작해 대선 결과를 왜곡시켜 MB 대통령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그로 인해 대통령이 된 MB가 국정원을 동원해 '가짜 댓글'로 2012년 대선을 왜곡시켜 박근혜 대통령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에 BBK가 반드시 재수사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경준씨의 이와 같은 주장들을 허위로 일축하고 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 김경준씨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BBK 가짜 편지 사건' 공소장 ⓒ 김경준 페이스북
'BBK 가짜 편지 사건'은 김경준씨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귀국해 이명박 당시 후보가 BBK 주가 조작 사건 핵심 인물이라고 증언하자,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 김씨 입국에 노무현 정부와 여당이 개입했다며 김씨의 감방 동기 신경화씨 명의의 가짜 편지를 근거로 '기획 입국'을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그러자 김씨는 홍준표 현 자유한국당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2012년 "BBK 가짜편지 사건은 작성자인 신명씨의 스승인 양승덕씨가 단독 기획한 것으로 판단해 관련자 6명 모두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가짜편지 사건 관련자로 김병진 전 이명박 캠프 상임 특보, 이 전 대통령 손윗 동서인 신기옥씨,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최시중씨 등이 거론됐고, 당시 수사를 맡았던 곳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당시 이중희 부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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