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카탈루냐서 분리독립 '반대' 대규모 시위... 95만명 운집

분리독립 반대 주민들 "함께하면 더 강하다"... 스페인 정부도 '압박'

등록|2017.10.09 12:02 수정|2017.10.09 12:02

▲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 AP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주에서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카탈루냐 최대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카탈루냐 시민사회'가 주최한 집회에 95만 명(경찰 추산 35만 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은 스페인 국기와 카탈루냐 깃발을 함께 흔들며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하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집회는 경찰이나 분리독립 지지자들과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쳤다.

집회에 참여한 한 카탈루냐 주민은 "우리는 엄청난 불확실성에 직면해있으며, 당장 이번 주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라며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큰소리로 외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치러 전체 유권자 43%인 230만여 명이 참여해 찬성표가 90%에 달한다는 잠정 집계를 발표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최종 집계가 나오면 심의·의결해 독립을 선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이번 주민투표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며 경찰을 동원해 투표소 봉쇄와 투표함 압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충돌해 900여 명이 다치는 유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 "지방정부, 강제 해산할 수도" 압박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카탈루냐의 독립을 막을 것"이라며 "스페인 인구의 일부만이 참여한 주민투표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가 독립 선포를 강행할 경우 지방정부에 관한 헌법 155조를 발동하겠다고 시사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헌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강제로 해산한 뒤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는 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경찰의 주민투표 과격 진압을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또한 카탈루냐가 분리독립을 포기하면 자치권과 예산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내밀고 있다.

스페인 현지 언론은 주민투표 최종 심의·의결을 앞두고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