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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아파트' 만든 부영 이중근 회장, 국감 칼날 피했다

국회 국토위, 이 회장 대신 최양환 대표이사 증인 채택

등록|2017.10.11 20:00 수정|2017.10.11 20:00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7대 대한노인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탄신도시 아파트 대규모 하자로 문제를 일으켰던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이 이번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빠져나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 회장의 고령을 감안해야 한다며 증인 채택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정동영 의원 등 국토위 소속 상임위원 4명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중근 부영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계획이었다. 부영이 동탄신도시에 지은 아파트가 숱한 하자 시공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따져 묻기 위해서였다.

자유한국당 "이중근 회장 고령인데다 지난 국감 때 부르지 않았느냐"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입주한 화성 동탄2신도시 A23 블록 부영아파트(18개동 1316가구)는 일반 아파트보다 2~3배 많은 7만8000여 건의 하자보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직접 나서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국토위 증인 채택 협의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대가 거셌다. 자유한국당 상임위 간사인 이우현 의원 등은 "이중근 회장은 지난 국감 때도 출석했고, 나이가 많아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에 밀려, 이중근 회장의 국감 증인 소환은 사실상 불발됐다. 국토위는 대신 최양환 부영주택 대표이사를 16일 열리는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회가 보낸 출석요구서에는 "최양환 대표이사의 답변이 성실치 않을 경우 이중근 회장을 추가적으로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사실상 이중근 회장의 증인 소환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니까 절충안 채택"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당에서도 채택 요청이 들어오고 했는데 어찌됐든 자유한국당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라면서 "그렇게 반대를 하니까 절충안 갖고 그런 방법으로 하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임위원 복수가 국감 증인 신청을 하면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하다"라면서 "무려 4명의 상임위원들이 증인 신청을 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자유한국당이 이중근 회장의 출석을 반대한 사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국감 때 이 회장이 불려간 이유는 최순실 관련 재단에 납부한 기부금 때문이었다. 이번 국감 출석은 부영 아파트 하자 시공에 대한 것으로 지난 국감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자유한국당 쪽은 또 이중근 회장의 고령(1941년생)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 회장은 부영 그룹 본사로 매일 출근할 정도로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대한노인회 회장과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총재를 겸직할 정도로 활발한 대외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부영 관계자는 "회장님보다 (아파트)사업에 대해 맡고 있는 사람, 실질적인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최양환 사장이라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채택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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