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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은 기술 해외 특허출원 전무, 원전해체 투자 미미"

박재호 의원, 김경수 의원 각각 국정감사 자료 통해 지적

등록|2017.10.12 09:14 수정|2017.10.12 09:14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세계 최고 원전기술로 자평하고 있는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의 해외 특허 출원 실적이 전무하고, 한수원은 원전해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남구을)과 김경수 의원(김해을)은 각각 국정감사 관련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 ⓒ 정민규


박재호 "한수원, 해외 특허 출원 실적 전무"

박재호 의원은 한전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했다. 박 의원은 "역대 APR-1400 기술에 관한 특허출원은 총 41건이다"며 "대부분 1997년 11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4년간 출원한 것으로, 모두 국내특허로 나타났다"고 했다.

흔히 원전 3대 핵심기술은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와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원전 설계 핵심코드'를 말한다.

박 의원에 따르면, 원전당국은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원전을 수출하려다 원천기술 미보유 등의 이유로 무산되자, 3대 미자립 핵심기술을 선정하고, 2006년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함께 기술개발에 나섰으며, 최근까지 1600억원을 들여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RCP기술 관련 특허 11건은 모두 국내에 출원되었고, MMIS기술 역시 총 58건 중 56건이 국내특허이며, '원자로 제어봉 구동장치의 스텝 동작 시퀀스 확인방법(Method for recognizing step movement sequence of control rod drive mechanism of nuclear reactor)'등 단 2건만 미국에서 출원됐다.

박 의원은 "원전설계 핵심코드 관련 특허도 국내에서 출원한 '열수력 안전해석코드를 이용한 원자로 노심 평가방법'이 유일해 원전 수출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반면 특허청에 따르면, 역대 외국기업 또는 외국인이 국내에 출원한 특허 중 국제특허분류상 '원자로(G21C)'또는 '원자력 발전소(G21D)'로 국내에 등록된 특허는 총 233건에 달한다"고 했다.

박재호 의원은 "원전 관련 해외 특허는 우리의 기술 수준과 수출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인데, 과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과신할 수 있는 정도인지 의문"이라 지적했다.

김경수 "돈은 한수원이 벌고, 해체 연구비용은 정부가 내"

김경수 의원은 "원자력 발전으로 돈은 한수원이 벌고, 해체 연구비용은 정부가 낸다"고 했다.

고리 1호기 영구폐쇄를 시작으로 국내·외의 원전 해체 산업 원전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수원의 원전해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김경수 의원은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원전해체 관련 기관별 R&D 예산 및 기술 확보 현황' 자료를 분석해, "10년간 원전 해체 R&D예산에 한국에너지기술 평가원은 472억을 투자한 반면 한수원은 불과 29억 74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한수원은 2022년 시작되는 고리1호기의 해체를 필두로 원전해체산업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해외진출도 추진하며 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했다"며 "그러나 한수원은 지난 10년간 원전 해체 R&D 예산에 연평균 3억 원만 지출해 원전해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 그는 "2030년까지 수명이 만료하는 국내 원전만 12호기이고, 세계적으로는 259호기의 원전이 해체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컨설팅회사 딜로이트는 전 세계 원전 해체 시장 규모를 440조원(2014년 기준)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수원이 원전 발전으로 인한 과실만 취하면서, 원자력 발전소 수명 완료 후 진행해야할 원전 해체 준비는 국민들이 내는 전력산업기반기금에만 맡겨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김경수 의원은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세계 원전 해체시장의 규모는 2030년 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수원이 원전해체 R&D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획기적으로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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