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테러에 사망자 400명 넘을 듯... "소말리아판 9·11"
소말리아 연쇄 폭탄 테러 사망자 급증... 알샤바브 소행 유력
▲ 소말리아 연쇄 폭탄 테러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 AP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 희생자가 4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소말리아 정부 당국자는 지난 14일 모가디슈 연쇄 폭탄 테러로 지금까지 최소 320여 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4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상자 중 70여 명이 위독하고, 사건 현장에서 70여 명이 실종되면서 총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전 세계 역사상 단일 테러 사건으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압디라만 오마르 오스만 소말리아 정보장관은 "사망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리가 보유한 장비와 인력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기 어려워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모가디슈 시내 호단 지역과 메디나 지역에서는 트럭을 이용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폭발이 워낙 강력해서 너무 심하게 훼손된 최소 165명의 시신은 신원도 확인하지 못하고 매장됐다.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소말리아 정부와 국제사회는 이슬란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샤바브'을 지목했다. 그동안 소말리아에서는 정부 전복을 노리는 알샤바브의 테러가 자주 발생했다.
소말리아 정부 당국자들도 "이번 테러에 가담하려다가 체포된 알샤바브의 핵심 조직원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라며 "그는 소말리아판 9.11 테러(Somali 9/11)라고 말하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악 테러' 알샤바브, 트럼프에 대한 경고?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와 케냐에서 세력을 키웠다. 특히 소말리아 남부 지역을 장악하고 민간인과 공공기관 등 소프트타깃을 겨냥한 폭탄 테러를 자주 일으켜 아프리카에서 가장 잔혹한 세력으로 꼽힌다.
최근 변방으로 밀려났던 알샤바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알샤바브를 겨냥한 미군과 소말리아 정부군의 무인기 공습이 이어지자 다시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벌이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엔의 아프리카 전문가로 일했던 맷 브라이든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소말리아에서 이 정도 강력한 위력의 폭탄을 제조할 능력을 가진 테러 조직은 알샤바브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의 무인기 공격은 일정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지만, 알샤바브는 이런 식으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신속하게 세력을 회복했고, 국제사회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테러로 미국이 알샤바브 격퇴 작전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롭 매닝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소말리아 주둔 미군의 병력 증강에 대해 "섣불리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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