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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당한 동물 사체에 거수경례 하는 까닭?

홍성종합건설사업소 복용순씨, 애도 뜻 담아 도로에 서서 거수경례

등록|2017.10.19 18:00 수정|2017.10.19 18:00

▲ ⓒ 이은주


▲ ⓒ 이은주


충청남도 종합건설사업소 홍성지소에서 도로보수 공사 업무를 맡고 있는 복용순씨는 매일 도로에 서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무슨 연유에서 일까? 이유인 즉, 업무 특성상 매일 도로 위에서 동물 사체와 맞닥뜨리고 있는 복용순씨는 측은한 마음과 사죄의 뜻을 담아 사후 처리를 하기 전, 애도의 뜻으로 경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복용순씨는 "우리가 종종 출동하는 일 중에 로드킬 당한 동물 사체를 치우는 일이 있는데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늘어나며 의례적인 하루 일과가 되어 가고 있다"며 "현장에 나가보면 도로에 뛰어들었다가 길 옆 가드레일 때문에 쉽게 도망을 못 가고 사고를 당하거나 임신한 상태로 쓰러져 있는 동물들을 보면 사람에게도 사랑하는 처자식이나 가족이 있듯이 동물들에게 마찬가지 일텐데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야생동물의 사체가 오랜 시간 도로에서 치워지지 않으면 일부 운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곤 한다"며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가 야생동물에게는 위험천만한 생사의 갈림길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번쯤은 영문도 모른 채 생명을 잃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 길 위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수없이 목격하면서도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그저 방관하며 지나치거나 애써 외면하는 현실 속에서 복용순씨의 진심어린 모습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반성을 하게 된다.

오늘도 수많은 동물들이 도로 한가운데에서 영문도 모른 채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야생동물은 생태계 보존과 유전자원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보호를 통해 건강하게 자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자칫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 결국엔 부메랑으로 돌아와 어느 순간 도로 위 야생동물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을 지 어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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