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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장에서 인심 좋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등록|2017.10.24 16:19 수정|2017.10.24 16:36

▲ ⓒ 전갑남


새벽시장에서 인심 좋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광주에 볼일이 있어 왔습니다.

아내와 함께 남광주역새벽시장을 구경하였습니다. 이곳 시장은 꼭두새벽에 장이 서고, 아침 9시면 도깨비처럼 사라지는 시장입니다.

어느 할머니가 온갖 푸성귀를 놓고 장사를 하십니다. 까놓은 더덕이 많아 보입니다. 아내는 탐이 나는 모양입니다.

"할머니, 이거 얼마예요?"
"만원이야! 간밤에 깐 것이라 물건이 좋아!"


아내는 군말 없이 만 원짜리 하나를 건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더덕 한 주먹을 까만 봉다리에 쓰윽 넣어주는 거 아니겠어요. 그 양이 수월찮습니다.

"할머니 이러시다 밑지겄네?"
"내가 농사지어 갖고 왔는디 뭔 밑이 진다요? 글고 내가 다 깠는디!"
"그래도 그렇죠!"
"엄마 인상이 좋아 내 쬐끔 더 넣었당께! 다음에 나한테 또 올 거 아녀?"


할머니 말씀에 아내는 웃음으로 답합니다.

새벽시장 거래에서 인정이 넘칩니다. 할머니는 더덕을 첫 마수걸이로 팔아 좋으시다 하고, 아내는 생각지도 않은 덤을 얻어 좋다고 하고.

아내가 할머니께 인사를 건넵니다.

"할머니, 오늘 가져 온 물건 죄다 파시고 잘 들어가세요?"
"고마우이! 9시에는 이거 동 나불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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