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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고래와의 조우

남아공 허머너스에서 모셀베이와 가든루트까지 ④

등록|2017.11.03 09:35 수정|2017.11.03 09:36
[이전 기사] 넬슨 만델라와 함께 마시는 레드와인

▲ 허머너스에서 발견한 고래꼬리 ⓒ 임현진


저녁때가 되면 바베큐를 굽고, 현관 앞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는 작고 고요한 고래마을 허머너스(Hermanus)에서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꽤나 많은 업체들이 고래 보트 투어를 진행하는데 약 2시간 내외로 진행되고, 가격은 800랜드 전후로 비슷하다.

인기가 많기 때문에 하루 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고래들은 크릴을 주식으로 삼는데, 현재 멸종 위기의 고래들로 인해 크릴의 번식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유쾌한 선원의 간단한 사전 설명 후 약 20인승 정도 크기의 보트에 올랐다. 마치 다이아몬드 가루를 듬뿍 뿌린 듯한 바다는 따뜻한 햇살과 만나 눈부시게 빛남을 자랑하기에, 고래를 보러 가는 20분간의 이동만으로도 티켓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다.

고래들은 끊임없이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발견에 성공하지만, 날씨나 온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대형선박이 아닌 작은 보트를 이용하고, 급변하는 파도 상황으로 인해 어지러울 수 있기 때문에, 멀미 약을 사전에 지참하시길 꼭 추천 드린다. 또한, 투어를 진행하는 선원의 대부분이 응급요원이기 때문에 노약자 분들도 충분히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엑티비티라고 할 수 있다.

▲ 케이프 아굴라스 등대 ⓒ 임현진


멀미약을 챙기지 못해 뒤집어진 속을 커피로 달래며, 2시간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명소 케이프 아굴라스(Cape Agulhas)로 향했다. 희망봉이 아프리카 최남단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사실은 아굴라스 곶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이 아프리카의 땅끝이라고 볼 수 있다.

1849년에 건설된, 케이프 아굴라스의 상징이자 남아공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빨간 등대를 방문했다. 단 22랜드(약 18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할 경우 등대 위의 풍경 뿐만 아니라, 1층에 위치한 작은 박물관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세계 각종 등대 모형과 사진 엽서 등이 전시되어 있어 알찬 관광이 가능하다.

또한 기념품 가게에서는 수제 엽서 및 등대 미니어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주변의 식당은 많지 않고 한적하기 때문에, 케이프 아굴라스에서는 로컬 카페 이용을 추천드린다.    

▲ 케이프 아굴라스에서 모셀베이로 가는 전경 ⓒ 임현진


빨간 등대와 파란 바다를 가득 눈에 담은 후, 약 3시간 정도 떨어진 모셀 베이(Mossel Bay)를 걸쳐 나이스나(Knysna Quays)의 워터프론트와 가든루트로 가는 일정길에 올랐다. 일몰에 맞춰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포장·비포장 도로를 지나야 도착할 수 있는 Skelmdraai에 올랐다. 로컬 사람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진 산 위의 뷰포인트로 포장 및 미끄러운 비포장 도로를 지나야 하기에 운전하기가 그닥 쉽지만은 않다.

또한 야생 산과도 같기에 화장실이나 기타 편의 시설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최고의 노을과 바이크 여행을 즐기는 이들과의 즐거운 조우를 뒤로 하고 다시 목적지 모셀베이를 향해 운전을 시작했다. 모셀베이에서 일박을 한 후 도착한 나이스나(Knysna Quays)의 워터프론트는 케이프타운과는 다르게 아담했지만, 신선한 해산물과 로컬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음식의 가격은 케이프타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 나이스나(Knysna Quays)의 워터프론트 ⓒ 임현진


해안도로가 너무 인상적이었기에 그렇게 느껴졌던 것일까? 안타깝게도 겨울의 가든루트는 올리브 나무와 포도밭 그리고 타조나 버팔로, 소 등을 방목하는 동물 농장들을 제외하고는 볼거리도 적고, 생각보다 지루했다.

하지만 드라이브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시원하게 마음껏 달려볼 수 있는 가든루트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약 2시간에 걸친 가든루트 드라이브를 끝내고, 다시 케이프타운 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6시간 이상의 야간 운전 일정을 마치는 것으로 하루를 종료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임현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13suj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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