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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 '유정복 측근 배임 의혹' 해명 불구, 의혹 확산

공사, 오케이센터개발(주) ‘배임 의혹’ 부인…박남춘, “시장 측근 지키려는 변명에 불과”

등록|2017.11.03 11:07 수정|2017.11.03 11:07
인천도시공사, 오케이센터개발(주) '배임 의혹' 부인

▲ 지난 10월 23일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는 유정복 시장 ⓒ 김강현


지난달 27일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남동갑) 국회의원이 제기한 '유정복 시장 측근의 아트센터인천 지원단지 헐값 매각' 의혹이 인천도시공사와 박 의원간 공방으로 이어졌다.

박 의원은 국감에서 "송도 아트센터인천 운영비 지원을 목적으로 인천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오케이센터개발(주)이 작년 2월 특정 업체에 오피스텔과 호텔을 매각하면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고 헐값에 매각해, 회사와 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을 확인했다"며 "이것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부대를 담당했던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오케이센터개발(주)은 전문기관의 감정평가액이 214억원(부가세 별도)인 오피스텔을 159억원(부가세 별도)에 아트윈(주)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

아트윈(주)은 여행친구(주)가 신설한 법인으로 오케이센터개발(주)과 오피스텔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설립한 지 4일밖에 안 됐다. 자본금은 1000만원에 불과했고, 업무경험이나 자금담보력이 검증되지 않아, 계약 체결 당시에도 특혜 의혹이 일었다.

박 의원은 "매수자가 부담해야할 금융비용(이자 등)도 오케이센터개발(주)이 부담하는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아트윈(주)은 159억원에 매입한 오피스텔을 두 달 만에 210억원에 팔아 중간에서 51억원이나 챙겼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오케이센터개발(주)이 SBW(주)와 체결한 호텔 매각계약에도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매수자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으면 오케이센터개발(주)은 해지할 수 없고, 매수자의 잔금 납입기한이 없으며, 매수자의 잔금 미납으로 계약을 해지해도 계약금을 무조건 돌려줘야하는 독소조항이 가득했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오케이센터개발(주)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으로 특혜를 몰아준 아트윈(주)ㆍSBW(주)ㆍ여행친구(주)의 주주와 이사 명단을 확인한 결과, 주주와 이사가 서로 중복돼있어 사실상 한 업체로 보인다"며, 헐값 매각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도시공사는 10월 27일 오후 해명자료를 발표하고 매각의 적정성을 주장하며 배임 의혹을 부인했다. 아울러 세 업체는 특수한 관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인천도시공사, "분양상황 안 좋아 감정가만큼 매각 어려워"

인천도시공사는 특정 업체 수의계약 논란에 대해 "아트센터인천 기부채납과 대우건설 미지급 공사비 해결을 위해 조속한 매각이 필요해 매각 업체 선정 시 지명경쟁으로 대행사 4곳에 제안했으나, 미분양 물건 인수조건을 여행친구(주)만 수용했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선 "오케이센터개발(주)의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계약 효력이 발생했고, 승인 이후 매각 대행 분양을 재개했고, 매각금액도 인천도시공사와 협의로 결정했다"고 했다.

감정가보다 저렴하게 매각한 것에 대해선 "감정가 214억원은 당시 오피스텔의 분양성과 상품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변 사례만을 감안한 것이다"라며 "오케이센터개발(주)의 오피스텔은 준공 후 미분양 상태였고 분양 상황이 좋지 않아 그(=감정가)만큼 받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하지만 계약 이후 송도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나 분양이 잘 되면서 결과적으로 특혜 의혹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아트윈(주)ㆍSBW(주)ㆍ여행친구(주)의 관계에 대해서는 "상기 회사는 (주)쌍방울이 관련된 회사로 호텔 매각을 위해 SBW(주)를 설립하고 오피스텔 매각 대행을 위해 아트윈(주)을 설립한 일시적 회사로 주주와 이사가 중복된 상황일 뿐이다"라며 "특정 업체에 특혜를 몰아준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인천도시공사는 또, 호텔 매각 계약서 독소 조항 논란에 대해 "호텔 매각의 어려움으로 계약금 반환은 필요한 조항이었지만, 계약 해지와 잔금 납부기간은 이사회의 조건부 승인 사항 이었다"며 "조건부 승인을 당시 오케이센터개발(주) 대표가 이행하지 않아 계약 해지에 어려움이 발생했고, 이에 책임을 물어 2017년 3월 31일 임기 만료 때 해임했다"고 밝혔다.

박남춘, "분양시장 안정세였고, 타 업체 16배 규모도 조기분양"

▲ 박남춘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인천도시공사의 해명이나 반박에 대해 박남춘 의원은 1일 "관리ㆍ감독기관인 인천도시공사가 피감 법인을 대신해 해명하는 것부터 모순이다"라고 지적한 뒤, 인천도시공사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명경쟁으로 대행사 4곳 중 여행친구(주)만 미분양 물건 인수조건을 수용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한 데 대해 박 의원은 "채권자인 대우건설의 '채무변제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조기해결을 명분으로 전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수의계약한 것 자체가 상식 밖의 행동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어서 "그랬던 오케이센터개발(주)이 현재는 미분양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채권자인 대우건설과 협의체를 구성해 매각을 통한 채무변제를 이행하고 있다"며 "오케이센터개발(주)의 행위는 모순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매각 업체 선정 당시 4곳에 제안했다는 요청 공문을 보더라도, 수수료 책정을 위한 가격기준은 물론 제안서 접수 일정, 절차, 선정 기준과 방식 등의 세부 내용이 전부 빠져 있다. 누가 봐도 형식적 명분을 만들기 위한 제안 요청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정가 214억원에 대해 인천도시공사가 '주변 사례만을 감안한 단순한 금액'이라며 당시 분양성과 상품성을 고려하면 저가 매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감정평가를 차치하더라도 오케이센터개발(주)이 오피스텔을 담보로 163억원을 대출한 부국증권 역시 해당 오피스텔의 담보가치를 약 207억원으로 평가했다"며 "오피스텔 담보가치 207억원과 호텔상가 담보가치 47억원을 합한 총254억원에 LTV(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 70%를 적용한 대출금이 약 170억원이었으며, 이중 금융비용 6억 5000만원을 제하면 163억원이다. 금융권의 보수적 판단을 감안하면 감정가 214억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했다.

박 의원 아울러 "오케이센터개발(주)이 매각을 추진한 2015년부터 2016년 10월까지는 송도 분양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시기다. 같은 시기 송도캐슬파크의 경우 오케이센터개발(주)이 분양한 오피스텔 129실의 16배에 달하는 2040실을 조기에 분양을 완료했다"며 '분양상황이 좋지 않아 저가에 매각했다'는 인천도시공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문책 해임했다는 오케이센터개발(주) 대표, 인천아트센터(주) 대표에

이밖에 인천도시공사가 호텔 매각 계약 해지를 어렵게 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 3월 해임했다는 오케이센터개발(주) 전 대표 K씨가 여전히 '아트센터인천'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인천도시공사가 해임한 게 아니다. 인천도시공사의 유임 의사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일자, 다른 주주 회사들의 반대로 해임된 것이다"라며 "그(=K씨)는 오케이센터개발(주)과 설립 목적인 동일한 인천아트센터(주)에 여전히 대표이사로 있어, 사실상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오케이센터개발(주)은 아트센터인천 운영비 지원을 위해 지원2단지를 개발하는 특수목적법인이고, 인천아트센터(주)는 지원1단지를 개발하는 특수목적법인이다.

박 의원은 "인천도시공사의 해명은 결국 유정복 시장이 임명한 대표(=K씨)를 지키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유정복 시장은 시에 수십억원 손실을 입힌 핵심 측근의 배임 혐의를 부인하고 정치공세로 비하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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