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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서울국제고, 평일 입시설명회에 중학교 수업 파행

[발굴] 여느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달리 평일 대낮에 진행... "'배짱' 행사”

등록|2017.11.03 16:43 수정|2017.11.03 16:43

▲ 서울국제고가 만든 입학설명회 홍보지. ⓒ 제보자


서울에 있는 공립 특수목적고인 서울국제고가 평일 대낮에 이 지역 중학생과 학부모를 대규모로 불러 모아 입학설명회를 잇달아 열어 '수업결손'을 조장하고 있다. 이 같은 평일 대낮 설명회는 특권고교로 지목된 여느 국제고와 외고(외국어고), 자사고(자율형사립고)도 벌이지 않는 것이어서 '배짱' 설명회란 비판을 받고 있다.

사립 특권고도 하지 않는 평일 대낮 설명회인데...3차례나?

3일, 서울지역 중학교 교사들과 서울국제고에 따르면 서울국제고는 금요일인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지역 중학생과 학부모들을 자신들의 학교로 불러 입학설명회를 열었다. 이 학교는 지난 9월과 10월에도 금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설명회를 두 차례 더 열었다. 설명회가 끝나는 시각은 모두 오후 5시였다.

서울국제고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설명회 참석자는 모두 1천여 명을 넘는다. 참석한 중학생은 3학년이 많았지만 1, 2학년도 상당수 들어 있다.

평일 대낮에 설명회를 열다보니 일선 중학교 교사들은 "수업결손을 초래하는 특권고의 '배짱' 설명회"라면서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 A중의 B교사는 "다른 특목고나 자사고는 입학설명회를 모두 주말이나 방과후에 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공립 국제고만 평일 대낮에 학생들을 불러 대규모 설명회를 계속 열고 있다"면서 "이러다보니 이 설명회에 가는 중학생들은 금요일 오후 수업 전체를 들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교육부도 어제(2일) 특권고의 '입시특권'을 줄이는 방안을 내놨는데 공립 국제고가 자사고도 하지 않는 행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주 고입설명회 현황을 살펴봤더니 서울외고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부터 학부모 대상 소규모 설명회를 열었다. 이화외고와 한민고는 토요일인 오는 4일에 행사를 치른다. 여타 학교들이 주말이나 방과후를 이용해 행사를 진행하는데 반해 서울국제고는 평일 대낮 입학설명회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한 자사고 교사는 "우리 학교는 물론 어떤 인문계 고교나 자사고, 외고도 서울국제고처럼 평일 입학설명회를 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세금으로 만든 특권학교란 지적을 받아온 서울국제고가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국제고 교장 "이전부터 해온 것...하지만 재검토"

이에 대해 서울국제고의 오낙현 교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평일 설명회는 올해만이 아니라 이전에도 해왔는데 한 번도 항의를 받은 바 없다"면서도 "일반 기관이 입시박람회를 평일에 여는 것처럼 우리학교도 설명회를 평일에 열어왔지만 중학교에서 논란이 된다면 내년부터는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이 밀어붙여 2008년에 개교한 서울국제고는 건설비가 일반고에 견줘 7.5배 비싸고 학생 한 명당 학교부지도 6배 정도 많아 혈세로 특권학교를 만들어준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관련기사 : 서울 특목고 교실엔 '금테' 둘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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