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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박근혜 당 멍에 벗어나야" 박근혜 전 대통령, 오늘로 한국당 제명

친박 반발에도 홍준표 대표 제명 단행... "바른정당 의원들 돌아오라고 한 것 아냐"

등록|2017.11.03 18:23 수정|2017.11.03 19:55

홍준표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야"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확정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저는 오늘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유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며 "저는 자유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남소연


[기사대체 : 3일 오후 7시 45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에서 내쫓겼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3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로써 박 전 대통령 당적은 사라진다"고 밝혔다. 역대 전임 대통령 중 자의로 당을 탈당한 경우는 많으나 당의 징계를 통해 강제로 제명된 경우는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한나라당에 입당해 거의 20년간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대표 정치인'으로 살아왔다. 특히 2004년 불법대선자금·탄핵 역풍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당을 구하면서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했고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가는 등 화려한 정치 인생을 보냈다. 그러나 그 끝은 사상 최초의 탄핵 파면과 강제 출당 조치였다.

홍 대표는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박 전 대통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라면서 "한국당이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국정농단 박근혜 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국민들이 지난 60여년 보수우파에게 정권을 맡겨주신 것은 다소 부족하긴 해도 국정능력과 책임정치 때문이라 생각한다"라며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보수우파가 허물어진 것을 철저히 반성하고 깨끗하고 유능하고 책임지는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굳게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즉, '박근혜 제명'을 매듭지어야 유능하고 책임지는 보수정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基亂 :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라는 <사기> 구절을 올리면서 출당 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부당한 처분 받지 않게 노력할 것"... 친박 반발 달래기?

홍준표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야"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확정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저는 오늘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유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며 "저는 자유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남소연


그러나 홍 대표는 이러한 결정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권에 그 탓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친박(친박근혜)과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을 겨냥한 주장으로 읽힌다.

그는 이날 "지난 대선과정에서 일관되게 탄핵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했고 탄핵 당한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는 것은 과한 정치재판이라고 주장했다"라며 "급기야 이들(여권)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 무리하게 구속기간까지 연장하면서 정치 재판을 하고 있다. 한국당을 '국정농단 박근혜 당'으로 낙인찍어 한국의 보수우파를 궤멸할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보는 백척간두에 와 있고 경제는 좌파사회주의 정책으로 대혼란에 빠졌으며 사회는 좌파완장 부대가 세상을 접수한 양 설치고 있다"라며 "저와 한국당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도록 혁신 또 혁신하여 국민 여러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게다가 "오늘로서 박 전 대통령 당적은 사라지지만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홍 대표는 구체적으로 이를 '법률적·정치적 노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제 한국당이 구속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 당 출신 전임 대통령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법률적·정치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문제를 갖고 당에서 대응하는 것도 그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위해서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는 김태흠 최고위원 등 친박 측의 반발은 일축했다. 향후 당내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탈당 권유 징계의결을 받은 자가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는 당 윤리위 규정 21조 3항을 들어 박 전 대통령 제명 문제를 당대표 결정 사항으로 결론 내렸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제명' 홍준표가 직접 결정한다)

▲ 자유한국당 김태흠 최고위원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김태흠 최고위원은 따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윤리위 규정 21조 3항이 아니라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하도록 돼 있는 2항을 참조해야 한다"라면서 "홍 대표가 독단적으로 (제명을) 결정하면 무효다. 그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 당헌당규는 2006년에 내가 만든 것"이라며 "본인(박 전 대통령)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헌상 최고위 의결 없이 제명처분을 하게 돼 있다. 처분의 주체는 당대표"라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이의제기'를 한 당원을 대상으로 한 2항을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얘기였다. 참고로 박 전 대통령은 당 윤리위 결정 후 탈당신고서 제출 혹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10일간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서청원·최경환 의원, 시간 두고 원내대표와 논의"

퇴장하는 홍준표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박 전 대통령 당적 문제가 해소된 만큼 같은 '탈당 권유' 징계 결정을 받았던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논의와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통합파'와의 본격적인 통합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선 이 문제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먼저,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는 "오늘 그것까지 논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라며 "(그 사안은) 의원총회에 계류돼 있다. 시간을 두고 원내대표와 의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윤리위 규정에 따르면,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탈당 권유' 징계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되게 돼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와의 논의에 대해서는 "바른정당 의원들을 받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하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책임정치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친박 청산하자고 한 것이지 바른정당 의원 몇 분 돌아오는 공간을 마련해주려고 한 게 아니다"라면서 "그 분들은 그들대로 결단을 하는 것이다. 나는 만나지도 않고, 관련된 보고도 안 듣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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