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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공비축벼 수매현장 "쌀값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한숨

충남 홍성,1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공공비축미 수매

등록|2017.11.13 16:14 수정|2017.11.13 16:14

▲ 홍성에서는 13일부터 건조벼로 시장격리곡에 대해 공공비축미 5천567t(40kg/139,164포) 수매를 진행되고 있다.수매하기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과 검사가 끝난 벼들이 놓여 있다. ⓒ 신영근


▲ 수매검사를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홍성·청양사무소(아래, 품질관리원)는 수매장 앞에 ‘공공비축 벼 매입검사 안내문’을 설치하고, 등급 기준 견본과 함께 매입가격과 검사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 신영근


"자네꺼 등급이 어떻게 나왔나?"
"소용없다니께~~~, 특등 맞은 게 하나 뿐이여~~~"
"에이~~ 나도 걱정이여~~~, 작년보다 시원찬어~~~"
"농사 그만 허야것어~~~"

벼수매가 한창인 벼 수매 현장에서 나누는 농민들의 대화다. 올 한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모내기가 늦어지고 무더위, 긴 장마로 인해 어느 해보다도 농사에 어려움이 있던 한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비축미 수매 현장에는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거둔 농민들의 벼 수확을 등급 받는 날이기에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 어느 해보다 땀과 마음고생이 많았기에 등급에 쏠린 이들의 눈에 긴장감이 흐른다.

특히, 올해는 충남도가 다수확 품종에서 고품질 품종으로 전환하여 쌀값을 더 받기 위한 정책으로, 삼광벼를 적극적으로 권장한 첫해이기에 관심이 더욱더 간다.

기자는 지난 13일부터 건조 벼 수매가 시작된 충남 홍성군 홍성읍 공공비축미 수매현장을 찾았다. 수매현장에는 트랙터와 트럭 등에 한가득 포대 가득히 싣고 나온 농민들의 차량들이 줄지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미 수매를 한 농민들은 일일이 검사를 하는 검사원 앞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이미 검사가 끝난 벼들은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놓느라 지게차들은 바쁘게 이동하고 있었다. 아울러 수매현장 입구에서부터 수매차량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 등급 판정에 앞서 수매장에 나온 한 농민이 자신이 벼를 살펴보고 있다. ⓒ 신영근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홍성.청양사무소 직원이 벼 등급을 판정을 위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분율(%) 13.0~15.0,제현율 82.0%이상돼야 특등으로 판정받을 수 있다. ⓒ 신영근


1만 평의 벼농사를 짓고 이날 수매를 하기 위해 나온 한 농민은 "올봄 가뭄과 수확기 비 때문에 도복이 심해서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0% 줄었다"면서 "지난해보다 쌀값이 조금 오르기는 했어도 오늘 가지고 나온 공공비축미 16개 중에 특등 판정을 받은 것은 2개뿐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
그러면서 이 농민은 "80kg당 20만 원은 돼야 한다"며 "쌀값이 이렇게 해서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 그냥 먹고 살라고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비축미 등급 판정을 기다리는 심 아무개 씨는 "평년보다 수확량이 많이 미달해서 등급판정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다른 공산품 등은 가격이 점점 오르지만, 쌀값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제자리걸음이다"라며 정부에 현실적인 쌀값 보장을 요구했다.

이뿐만 아니라 농민과 홍성군 관계자 모두 올해 극심했던 봄 가뭄 등으로 수확량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공통적으로 말하는 있는 가운데, 지난해보다 쌀값 상승이 기대되면서 공공비축미와 농협 자체수매로 벼를 수매하기보다는 일반 정미소를 통한 수매가 늘어나기도 한다.

이날 비가 올듯한 쌀쌀한 날씨 속에도 수매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수매검사를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홍성·청양사무소(아래, 품질관리원)는 수매장 앞에 '공공비축 벼 매입검사 안내문'을 설치하고, 등급 기준 견본과 함께 매입가격과 검사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이들은 수분율과 재현율을 조사 그리고 무게를 측정하고 각각의 등급을 판정했다.

특히,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작년보다 특등비율이 30% 정도 줄었다. 이유는 올봄에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생육이 불량했던 것이 주된 이유로 판단된다"며 "이번 수매는 시장 격리곡으로 다음 달 31일까지 수매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홍성.청양사무소 직원이 벼 등급을 판정을 위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이 등급 판정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 신영근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홍성.청양사무소 직원이 벼 등급 판정이 끝나고 포대에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 신영근


벼의 등급판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분율과 함께 벼의 껍질을 벗겼을 때 현미 비율이 좋아야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재현율이 높아야 한다고 품질관리원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수매되고 있는 품종은 주로 새누리 품종으로 삼광 품종은 얼마 되지 않는다"라며 "1년 동안 고생해서 수확한 벼가 좋은 등급을 맞아야 하는데 여러 가지 요인으로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홍성군은 올해 4천752t(40kg/11만8790포)의 공공비축미를 산물 벼를 매입기로 하고, 홍성군 내 지정 미곡처리장(RPC) 통해 지난달 16일부터 31일간 매입을 완료했다. 또한, 13일부터는 건조벼로 시장 격리곡 에 대해 공공비축미 5천567t(40kg/13만9164포) 수매를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매입하는 공공비축미곡 매입 품종은 삼광과 새누리로 진행되며, 애초 매입 즉시 지급하던 우선 지급금은 올해는 지급하지 않으며, 통계청에서 조사한 '17년 10~12월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을 조곡(40kg)으로 환산한 가격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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