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개방 유속 느려, 내년 1월에야 목표치 도달
정부, 13일부터 낙동강 2개보 개방 ... 환경전문가 "유속 빠르게 해야"
▲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13일 수문 개방으로 인해 물이 흐르고 있다. 물 색깔이 녹색이다. ⓒ 임희자
정부가 4대강 모니터링 확대를 위해 보 수문을 추가로 열었지만 개방속도가 너무 느려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부터 낙동강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등 4대강 7개보에 대해 단계적으로 최대 가능수위까지 수문을 개방해 정밀 모니터링 하기로 했다.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아래쪽에 있는 창녕함안보는 관리수위가 5m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4.8m로 낮추었다가 이번에 2.2m까지 낮추고, 합천창녕보는 관리수위 10.5m에서 지난 6월부터 9.5m로 낮추어졌고 이번에 2.3m까지 내린다는 방침이다.
낙동강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는 13일부터 수문을 추가 개방했다. 창녕함안보는 수문 3개, 합천창녕보는 수문 3개 중 1개를 이날부터 개방했다.
개방 속도는 시속 2~3cm다. 수자원공사는 수위를 천천히 낮추고, 하류 상황 등을 보아 가면서 며칠(1주일)간 수문을 개방하지 않기를 반복한다.
이런 방식으로 할 경우, 목표치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목표개방수위 도달 시기는 창녕함안보가 내년 1월 20일, 합천창녕보가 12월 9일이다. 개방수위 유지기간은 창녕함안보가 내년 3월 13일, 합천창녕보가 3월 4일까지다.
그러자 이런 정도로 느린 수문개방으로는 녹조 영향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낙동강 중하류에는 11월에도 녹조가 발생해 있고, 이날 수문 개방 당시 2개 보에서는 물이 녹색을 띠기도 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수문 개방의 목표치 도달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며 "지금 개방 속도는 너무 느리다. 유속을 빠르게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수위를 낮추는 이유가 수위를 낮춰 유속을 통해 물의 지체 시간을 줄이고, 그것이 녹조 저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작년은 12월까지 녹조가 있었다. 올해도 녹조가 있는 시기에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내년 1월까지 간다면 모니터링의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모니터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부는 수문 추가 개방한 뒤 1주일에 2회 정도 녹조 발생 등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박재현 교수는 "모니터링을 매일 해야 한다. 수문을 개방해서 조류 변화가 있기에, 매일 녹조 검사 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속을 빠르게 할 경우, 하류와 하구언 위에서는 많은 유량으로 인해 탁도가 높고 유기물이 발생할 수 있고 나머지 상황은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그리고 물을 빼내 물고기가 특정 지역에 가두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퍼서 옮기면 된다"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13일부터 자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마창진환경연합 배종혁 전 의장과 임희자 환경연구소 위원이 나섰다.
임 위원은 "개방수위 도달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속도를 재조정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 수문을 동시에 열어 물을 많이 빼면 보 아래에 세굴현상 등 안전성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재현 교수는 "보 아래 세굴은 홍수 때 발생하는 것이지 지금과 같은 방식의 수문 개방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편 합천창녕보는 수위가 낮아지면서 좌안(강 상류에서 볼 때 왼쪽편)에 설치해 놓은 어도(물고기 이동 통로)가 말라 쓸모 없게 되었다.
▲ 낙동강 합천창녕보 어도. 수위가 낮아지면서 말라 있다.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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