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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 애매한 경력... 이거 말고는 답이 없더라

공시생의 일상을 그린 책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

등록|2017.11.17 15:51 수정|2017.11.17 15:51
'공시생'이 되었고 '노량진'으로 갔다

ⓒ 서정윤


"과학자를 꿈 꿔 영재교육원에 들어갔으나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만 깨달았고, 그림 그리고 싶어서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나 회화 실력은 오히려 줄어든 채 졸업을 했고, 기자가 되기 위해 언론사에 뛰어 들었으나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고 그만 뒀다. 늦은 나이, 애매한 경력, 희미해진 꿈을 갖고 이거 말고는 답이 없어서, 이거 아니면 진짜 할 게 없어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되었고 노량진으로 갔다."

책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의 저자 남세진은 본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인 공무원 시험. 그 때문인지 공무원 시험에 대한 열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4월에 시행된 2017년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는 무려 17만7215명이 응시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노량진으로 모였다.

노량진에 모인 청춘들은 과연 어떤 목표와 꿈을 갖고 있을까. 작가는 책을 통해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수험생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지나온 길이 맞는 길인지, 앞으로 갈 길이 맞는 길인지 불안하다면 일단 걸어보자고 말이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잘못된 게 아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까지 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다. 잘 된 길인지 아닌지는 도착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일단 도착하자. 일단 도착부터 하자. 두려워하지 말자. 잘 가고 있다. 무서워하지 말자. 잘 하고 있다. 도착지가 이 언덕만 넘으면 보이는데,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멈추지 말자. 나를 믿고 조금 더 걷자." - 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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