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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된 일본 운둔형외톨이... '생계 문제와 직결'

2016년 기준 일본 히키코모리는 54만명

등록|2017.11.27 16:37 수정|2017.11.27 16:37

▲ 과거엔 10, 20대 운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가 많았다면 이제 대부분 30, 40대로 접었다. 일본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pexels


일본 사이타마현의 여성 A씨(63)는 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인 자신의 아들 B씨(32) 때문에 고민이다. 학창 시절 친구가 없어 방에 틀어박혀 있던 B씨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10년 째 취업 대신 방에서 게임만 하고 있다.

때때로 방 바깥으로 나오긴 하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단다. A씨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괜찮지만 나는 순식간에 80살이 된다. 내가 갑자기 죽으면 아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상속 등의 절차가 있지만 그가 밖으로 나올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오래 묵은 사회문제인 히키코모리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에 10, 20대가 많았다면 이제 대부분 30, 40대로 접어들면서 생계 문제와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해 15~39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 전국의 히키코모리는 54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10월 광고대행사 JR동일본기획이 학생을 제외한 20~79세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20대의 62%가 자신을 히키코모리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30대도 절반이 넘었다. 야마나시현과 시마네현에서는 히키코모리의 절반이 40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산케이신문>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후현에서는 70대 부부와 43세인 아들의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부모의 사망 원인이 미상인 가운데 장남은 굶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히키코모리 가족을 돕는 사단법인 OSD 요리소이 네트워크의 이케다 카요 이사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모가 죽으면 함께 죽는다고 말하는 히키코모리도 있다. 히키코모리를 안고 있는 부모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라고 말했다.

히키코모리 가족의 경우 부모가 사망한 뒤 상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자산이 동결되는 경우도 있다. 히키코모리를 오랫동안 지원한 한 행정사는 "사회에 조금씩 참여할 수 있는 것부터 도와줘야 한다"고 <산케이신문>에 말했다.

그러나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히키코모리 등을 대상으로 취업준비를 지원하는 복지사무소는 미비한 실정이다. 대상자가 새로운 환경에 거부감이 있고 도움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해 지자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이유다. 이들의 취업지원준비는 생활곤궁자 자립지원법에 근거해 2015년 시작됐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현재 전체 900개 자치 단체 중 약 44%만이 복지사무소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서도 약 30%는 대상자에게 수당으로 금전을 지급해 사실상 반쪽 업무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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