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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정무수석 만난 홍준표 "우리당 의원 좀 그만 잡아가쇼"

한병도 수석 만나 불만 표출... "적폐청산은 위법, 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 식상해"

등록|2017.11.29 12:08 수정|2017.11.29 12:25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 만난 홍준표 "우리 의원들 좀 잡아 가지마"한병도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예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아따~ 적폐청산기구라는 게 행정 각부에 있는데, 우리 당에서 보니 (그게) 위법하답니다. 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이 식상해해요. 그만하고. 그리고 우리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마. 응? 나 당대표인데…. 내가 도와줄 일도 없는데, '차도살인'한다는 말까지 나오니까 내가 좀 부담스럽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9일 한병도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과 만났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6층 대표실에서 한 정무수석을 만나 웃으면서 "내가 도울 일도 없는데 (내가)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부담스럽다"라며 "우리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 말라"고 덧붙였다. 당내 다른 계파로 분류되지만, 검찰의 연이은 같은 당 의원 소환은 부담스럽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수사 선상에 오르고, 원유철 의원과 이우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소환이 예상되는 등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된 데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관련 기사 보기).

"운동권 시절과는 달라야"... "운동권 방식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홍 대표의 '칼춤' '그만 잡아가라' 발언에 한 수석은 멋쩍게 웃으며 "하하, 한국당 의원님들 많이 뵀다. 얘기도 많이 나누고…"라고만 답하자, 홍 대표는 재차 "죄를 지었으면 조사는 해야 하겠지만 연말에 이게 몰리니까 좀 부담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한 수석은 이어 약 20분 비공개 대화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수사 관련 "정무파트에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한국당 의원들을 특별히 겨냥한 건지도 한번 봐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또 전날 임명 소식에 논평을 통해 "운동권 아니면 사람이 없느냐"며 강하게 반대했던 만큼, 이날 한 수석과 만나서도 "이건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니 운동권 시절과는 달라야 한다. 운동권 시절과는 다르다"라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한 수석은 웃으며 "운동권 방식이라는 게 뭔지, 어떤 방식인지는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균형감을 가지고, 걱정하지 않도록 더 진중하게, 많은 의견과 말씀을 듣겠다"라고 답했다.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은 최근 측근 비리 의혹으로 물러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28일 임명됐다. 한 수석은 이날 자유한국당 대표를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등 당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다.

홍준표 만난 한병도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한병도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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