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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테마파크, 또 실시계획인가 연장 받아줄까? '특혜' 논란

부영, 12월까지 인가 못 받으면 사업무산 '기한 연장' 요청... 연장 여부는 특혜 시비 시금석

등록|2017.11.29 21:43 수정|2017.11.29 21:43
12월까지 실시계획 인가 못 받으면 사업무산

부영은 송도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시에 제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실시계획 시행기간은 올해 12월까지로 돼 있어 사업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부영은 지난 7월 조건부로 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도시계획 승인 후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교육영향평가를 실시하게 돼 있다. 부영은 올해 12월까지 이 세 가지 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실시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실시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면 사업은 무산된다.

세 가지 영향평가 중 교통영향평가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교육영향평가 또한 무난하게 통과할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다.

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는 게다가 초안으로 주민 의견 제출기간은 내년 1월 2일까지다. 실시계획 인가 기한인 올해 12월 내에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에 부영은 지난 20일 실시계획 인가 변경 신청서를 연수구에 제출했다. 요지는 대우자동차판매부지 도시개발사업과 송도테마파크 개발사업의 실시계획 인가 시행 기간을 2017년 12월 30일에서 2023년 2월 28일로 연장해 달라는 게 골자다.

송도테마파크 개발사업과 도시개발사업은 한 몸이다. 시가 도시개발사업의 '먹튀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송도테마파크를 먼저 조성하는 것을 조건을 걸었기 때문에, 부영은 송도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전까지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할 수 없게 돼 있다.

인천시가 실시계획 인가를 다시 연장해 줄 경우 '3년 연속 특혜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는 지난 7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부영이 제출한 '송도테마파크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도시계획위원들이 테마파크 부지 지하에 매립돼있는 폐기물 수십만톤 전량 처리를 부영에 주문했고, 부영 또한 전량 처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시가 '전량 처리를 승인 조건으로 거는 것은 사업자에게 부담'이라며 도시계획위원들의 주문을 반영하지 않고 처리해, 특혜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송도테마파크 부지는 과거 비위생 매립장이었다. 대우자동차판매(주)가 부지를 인수하기 전 한독이 1983년부터 1989년까지 매립 공사를 진행할 때 생활폐기물과 산업폐기물 등 각종 폐기물이 수십만 톤이 매립됐다.

이에 도시계획위원들은 도시계획 변경안 심의 때 '폐기물 전량 처리'를 조건으로 넣자고 했다. 하지만 시는 사업자에게 과도한 요구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것으로 대충 넘겨버렸다.

이 때문에 시가 '수십만 톤의 폐기물을 알고도 특혜 행정'을 베풀었다는 비판이 거셌고, '제2의 청라 매립지 폐기물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난이 확산됐다.

청라 매립지 사태는 청라지구 내 터파기를 안 한 지역에 여전히 폐기물이 매립돼있는 사태를 말하는데, 실제로 부영이 이번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터파기를 안하는 지역에 매립 돼 있는 폐기물은 그대로 존치하는 것으로 돼 있어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연장'할 경우 '3년 연속 특혜 행정' 비판 면하기 어려워

부영에 대한 특혜 시비는 지난 7월 조건부 승인만이 아니다. 부영은 지난 2014년 10월 도시개발 부지와 테마파크 조성 부지를 각각 2060 억원과 1090억 원에 매입했다.

토지 매입 후 2015년 12월까지 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시는 부영이 이 기한 안에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 인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출을 못했음에도 기한을 2016년 6월 30일까지 연장해줬다. 그 뒤 다시 2017년 12월까지 제출 기한을 연장해줬는데, 또 연장할 경우 '3년 연속 특혜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혜 시비는 부영이 29일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 때도 불거졌다. 부영은 실시계획 인가를 연장해 내년 6월까지 환경경향평가 협의를 마무리 하고, 토양오염 정화를 거쳐 2020년 1월 착공해 2023년 2월 송도테마파크를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지난 7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2017년 12월까지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겠다고 발표해 놓고, 마치지 못하게 되니 이제 와서 실시계획 인가를 연장해 달라는 것은 도시계획위원회를 우롱하는 처사다. 법과 원칙에 따라 폐기물을 처리하겠다면서 스스로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부영 관계자는 "저희가 사업기간을 고의적으로 연장하는 게 아니다. 저희는 사업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연장을 요청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인천시로 넘어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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