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모양 빵틀에 굽는다고 다 국화빵이 아니다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옛날 추억의 찹쌀 국화빵
▲ 하수정씨가 장흥 토요시장에서 국화빵을 굽고 있다. ⓒ 조찬현
국화빵이다. 갓 구워낸 따끈한 국화빵에서 옛 추억이 아른거린다. 옛 추억과 정성이 담긴 찹쌀 국화빵은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의 명물이다. 하수정(65)씨 부부는 이곳 토요시장에서 17년째 국화빵을 굽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초창기 국화빵은 무늬만 국화빵이었지 사실은 풀빵이었다. 그러던 것이 세월의 변화와 더불어 차츰 이렇게 고급스럽게 변했다. 돼지기름을 두르고 물에 푼 밀가루 반죽만으로 빵을 구워 맛도 밍밍했다. 그러나 변변한 주전부리가 없었던 그때는 그 풀빵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다.
맛과 영양이 빼어나 전국 지자체에서 초대받는 '장흥 국화빵'
▲ 하수정씨 부부는 이곳에서 17년째 국화빵을 굽고 있다. ⓒ 조찬현
이곳 장흥 국화빵은 맛과 영양이 빼어나다. 그래서 전국 지자체 여러 곳에서 지역 행사가 열릴 때면 초대받곤 한다. 경남 진주 유등축제와 경기도 안양 농산물축제 수원의 프랜차이즈축제 등 전국 12곳의 축제현장을 누빈다.
이어지는 도움말은 장흥 국화빵 대표 하수정씨다.
"지자체에서 초대받아 가지고 전국을 다녀요. 진주 유등축제, 산청 한방축제 등 아주 많아요."
▲ 국화빵 맛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 조찬현
국화빵 맛을 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무늬만 국화빵인 일반 풀빵과는 비교불가다. 찹쌀 70%에 밀가루와 쌀 옥수수 전분 등 8가지 식재료가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맛과 영양에서 제과점의 고급 빵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국화빵에는 설탕과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빵의 단맛은 포도당으로 대신한다.
"우리 국화빵은 찹쌀이 70%예요. 8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반죽도 다르고 앙금도 다르고 맛이 달라요."
국화꽃 모양의 빵틀에 그냥 굽는다고 해서 다 국화빵이 아니다. 이렇듯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갖은 정성을 다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물론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도 있어야 한다.
빵 한 개 더 팔기보다는 손님들의 마음까지 헤아린다는 국화빵 가게다. 재료는 최고급을 사용해 제과점에서 까지 팥소를 찾을 정도다. 하지만 많은 식재료비 부담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빵보다는 손님들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서 만듭니다. 이 팥에 한천만 들어가면 양갱이 됩니다. 팥이 부드러워요. 그래서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요. 제과점에서 우리팥소를 찾는 분들도 있어요. 손님들이 국화빵 개수를 논하는데 빵이 다른 곳보다 엄청 커요."
▲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갖은 정성을 다해 국화빵을 굽는다. ⓒ 조찬현
동그란 빵틀에 마가린으로 코팅을 한다. 이어 주전자에 담긴 묽은 빵 반죽을 붓는다. 반죽이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팥소를 넣는다. 다시 또 반죽을 붓는다. 국화빵을 굽는데 3~4분여가 소요된다. 잘 구워지면 빵을 빵틀에서 꺼내면 국화빵 완성이다. 한 개의 빵틀에서 18개의 빵이 만들어진다.
"국화빵이 우리나라 빵의 원조잖아요. 그때는 미군부대에서 나온 밀가루로 만들었어요. 그 시절의 풀빵은 풀냄새가 나니까 요즘 사람들 입맛에는 안 맞아요. 73년 된 국화빵틀이 우리 집에 있어요."
찹쌀 국화빵 1봉지(9개)의 가격은 3천원이다. 갓 구워내 뜨끈뜨끈할 때 먹어야 최고로 맛있다.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에서 맛본 옛날 추억의 찹쌀 국화빵, 또 다시 찾을 거 같다. 이곳 국화빵 가게는 토요장터가 열리는 주말이면 사람들의 발길로 늘 북새통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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