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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 현장실습생 "안전교육 받은 적 없다"

30일 인터뷰에서 밝혀… "빨리 빨리 재촉에 사고 난 것 같다”

등록|2017.11.30 16:55 수정|2017.11.30 16:55
최근 산업체 현장실습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인천의 특성화고등학교 학생(관련기사 2017. 11. 29.)이 인천시교육청과 학교의 설명과 달리 '업체에서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과 학교가 사실을 은폐하거나 사건을 축소하려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인천 A특성화고교 전기과 3학년 학생인 B군은 지난 17일 인천 서구에 소재한 식품가공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손가락 3개의 끝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B군은 30일 <시사인천>과한 인터뷰에서 "내가 실제 겪은 일과 다른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B군은 먼저, 식품가공업체에서 고기를 자르는 기계를 다루는 부서에서 일하면서 안전교육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일하면서도 작업과 관련한 설명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었고, 언론에 보도된 고참 직원도 자신보다 며칠 앞서 입사한 직원으로 책임을 질만한 직책을 가진 직원은 현장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B군은 "작업에 대한 설명이나 안전교육이 아닌, '물량을 맞춰야하니 빨리 빨리 하라'는 재촉을 많이 들었다. 사고가 난 날에도 점심시간 전에 물량을 맞추려다보니 손을 기계에 넣게 된 것 같다"며 "사고가 난 후 업체에서 다른 현장실습생들에게 '안전교육을 받았다는 일지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9일 시교육청 담당자와 A고교 담당자는 "안전교육과 현장작업에 대한 위험 교육을 제대로 했는데, 현장실습생이 손을 넣어서 사고가 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B군은 학교 담당자가 '안전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등, 전반의 이야기를 이미 들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과 학교가 사실을 은폐하거나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B군을 면담한 이로사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학교와 교육청은 왜 학생이 말한 사실도 제대로 대변하지 않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생 신분으로 배우러 간 현장실습이라면 애초에 위험한 작업에 배치하지 않게 감독해야할 책임이 학교와 교육청에 있는 것 아닌가. 교육이 아니라 취업률을 높이는 도구가 돼버린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직업교육팀 담당자는 "업체에 가서 확인했고 학생을 면담했지만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야기와 일지에 서명을 강요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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