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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장보다 강남 재건축 빨라졌다'는 박원순의 고백

[취중진담] 서울 아파트값 급등 이끈 박원순표 재건축은 지방선거용?

등록|2017.12.01 10:59 수정|2017.12.01 11:47

▲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명예시민의 날 기념행사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역대 어느 시장 때보다 강남, 강북 재건축 속도가 빨라졌다"

담백한 고백이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언론사 논설위원 간담회에서 "서울시는 대규모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자신의 임기 때 개포주공 1~5단지, 구반포, 송파 가락시영 재건축이 나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박 시장의 말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은 자신이 띄웠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실제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종 상향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으며 '날개'를 달았다.

가락시영 등 강남 재건축, 박원순 시장 부임 후 탄력

특히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재건축 전 6600세대)는 대표적인 '박원순표' 수혜 단지로 꼽힌다. 당초 가락 시영은 제2종 일반 주거지역이었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인 지난 2005년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은 서울시에 종 상향(2종에서 3종) 신청을 한다. 2종에서 3종으로 종 상향이 되면, 건물(아파트)을 더 높게 지을 수 있어, 개발 이익이 늘어난다.

하지만 서울시는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이 낸 종 상향 계획을 반려한다. 종 상향을 해주면 다른 재건축 사업 구역과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도시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임 이명박 서울시장은 물론 오세훈 전 시장도 줄곧 이런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은 더디게 진행된다. 종 상향이 되지 않으면 개발이익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 2009년 12월, 조합은 또 다시 토지용도를 2종에서 3종으로 높여달라는 내용의 재건축정비구역 변경 지정 신청을 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2011년 12월 가락시영의 종 상향 계획을 통과시킨다. 가락시영의 토지 용도를 상향조정(2종에서 3종)하고, 용적률도 286%로 상향해주는 내용이었다. 김효수 당시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한 종 상향 계획안이라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같은 입장을 두고 시민단체쪽에선 "박원순 시장이 특혜 개발을 남발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당시 경실련은 "종 상향을 해주면서 일반 분양물량이 당초보다 583 가구가 증가했고, 1조 원 이상의 수익 발생이 예상된다"며 "토건재벌, 강남부자, 투기꾼에게 엄청난 특혜를 베푼 셈"이라고 비판했다.

가락시영 뿐만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분양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시로부터 법정 최고 수준의 용적률을 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용적률이 높으면 아파트를 더 높게 지을 수 있다. 더 많은 세대를 지을 수 있어 재건축 개발 이익이 높아진다.

실제로 서초구 서초우성2차(3종, 용적률 299.98%)와 삼호가든 4차(3종, 299.94%), 반포한양(3종, 298.54%),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3종, 299.99%) 등은 법정 최고 용적률(제3종 주거지역은 300%)을 꽉 채워 사업 인가를 받았다.

서울시가 법정 상한선에 근접한 용적률을 인가해 주면서 강남 재건축 사업 진척은 날개를 달았다. 그러면서 강남 일대에는 재건축 투기 광풍이 불었고,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을 주도한다.

서울 강남, 재건축 등에 업고 아파트 매매가 급등...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015년 5.58%, 2016년에는 7.57%로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10월까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8.35%를 기록했다. 강남3구의 상승률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 2016년 강남구(10.96%)와 서초구(9.73%)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0%안팎 수준이었다.

송파구의 경우 올해 1~10월까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5.04%를 기록했다. 강남 재건축 사업의 속도전이 이런 급등세의 원인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서울 집값 상승에는 저금리 기조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는데, 주요 주택 시장 중 하나인 강남 재건축 사업 진행에 따라서 가격 상승세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 급등세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8.2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뒤에야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발언이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개포 주공단지 등 전임 시장 시절 사업 인가를 받지 못했던 단지들이 박원순 시장 이후 파격적인 용적률 혜택을 받아 개발 이익을 얻고 있다"라며 "박 시장의 발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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