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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부활한 열사정신, 적폐청산으로 계승하자"

'제18회 대전세종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 열려

등록|2017.12.07 09:22 수정|2017.12.07 09:22

▲ '제18회 대전세종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6일 저녁 대전 중구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마당극단 좋다'의 공연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제18회 대전세종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6일 저녁 대전 중구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밴드 프리버드의 공연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먼저 보낸 아픔이 아직도 생생해 가슴에 생채기로 흔적 되어 남아 있지만, 동지들의 열정과 민족·민주·민중의 제단에 헌신한 불씨는 다시 촛불혁명으로 타올라, 우리는 마침내 밤하늘의 별이 된 그대들과 함께 승리하였소."

사람사는 세상, 정의와 민주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꿈꾸며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던 영령들 앞에서 김용우(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상임대표) 목사는 추모의 헌시를 바쳤다.

이 땅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민주열사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제18회 대전세종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6일 저녁 대전 중구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합동추모제는 대전세종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대전연대회의 등 대전충남세종 지역 30여 개 단체가 참여한 '합동추모제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행사로, 1986년 농촌경제를 파탄시키는 정부의 영농정책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은 고 오한섭 열사를 비롯해,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서 에어컨 수리기사로 일하며 노조활동을 하던 중 목숨을 끊은 고 최종범 열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28명의 열사와 희생자가 추모의 대상이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이번 합동추모제는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지난겨울 불의한 권력을 무너트린 촛불시민혁명이 있었기에 더 이상 영령들 앞에 부끄러워만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이날 참석자들은 열사정신을 계승하여 열사와 촛불이 염원했던 '적폐청산'을 실현할 때까지 촛불을 끄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날 추모사에 나선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은 "거리에서 학교에서 교단에서 삶의 현장 곳곳에서 그대들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머리 숙여 그대들 고귀한 넋을 기린다"고 운을 뗀 뒤, "한동안 우리는 그대들 앞에 떳떳이 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거꾸로 돌아 민주주의와 인권이 처참히 무너졌다. 생명과 진실이 침몰하는 참사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며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진실과 정의를 위해 촛불을 들었다. 거대하게 일렁이는 촛불의 물결 속에 그대들은 다시 살아났고, 마침내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의 들머리에 있다. 먼저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 앞길을 가로막는 적폐를 치워야 한다"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숨 쉬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그대들이 목숨 바쳐 꿈꾸던 세상을 이제 우리가 만들어갈 것이다. 이 땅에 스며 있는 그대들의 피와 땀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 기어이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 '제18회 대전세종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6일 저녁 대전 중구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제18회 대전세종충남 민족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6일 저녁 대전 중구 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김경희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추모사를 통해 "지난겨울, 무너진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피폐해지는 삶과 불평등의 골이 깊어지는 현실을 돌려 놓기 위해 광장에서 외쳤던 주권자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며 "민주화를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민족민주열사들의 투쟁이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역사의 공간에서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이름 없이 스러져 간 수많은 열사들은 잊혀져 가고 있다"며 "기억해야 한다. 모든 열사들의 죽음을 같은 아픔으로 기억해야만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추모제에서는 '밴드 프리버드'와 '마당극단 좋다', '조중정·정진채'의 공연이 진행됐고, 참석자들이 열사들의 영정 앞에 흰국화를 바치는 '헌화'로 행사가 마무리 됐다.

한편, 이날 합동추모제에는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비롯해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김용우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상임대표, 박해룡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김경희 대전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최한성 대덕대 교수, 문성호 양심과 인권나무 상임대표, 승광은 달팽이학교 교장,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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