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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소녀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하부지의 육아일기 79]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 환자를 위로해 주고 싶어요

등록|2017.12.19 15:45 수정|2017.12.19 15:45

▲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장난기가 발동하면 겉잡을 수 없다. 놀기를 좋아한다. 엉덩이를 삐죽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폭소가 절로 터진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가 넘어져 무릎이 까지기도 한다. ⓒ 문운주


하부지를 커서도 사랑겠다는 손녀 콩이가 훌쩍 자랐다. 감성 많은 9살 소녀다. 엉덩이를 삐죽대며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나. 너만을 기다려 온 나야 나~~", 폭소가 터진다, 학교 분위기를 조금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의 꿈은 무엇일까. 돌잡이 때 청진기를 잡았다고 할머니(아내)가 무척 즐거워했다. 네 살까지는 그 꿈이 계속 되는 듯 했다. "커서 무엇이 될 거야?"라고 물으면 "의박사"라고 대답하곤 했다.

9살 콩이바이올린을 배워 병원 환자를 위로하는 것이 꿈이다. 할아버지(사돈)가 돌아가셨다. 마음이 아팠던 모양이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 꿈이 자주 바뀐다. 성장 속도가 빠른다. 새해에는 학교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하는 것이 소원이다. ⓒ 문운주


그러던 아이가 나이를 먹어 갈수록 꿈이 바뀌기 시작했다. 다섯 살 때는 '유치원 선생님', '발레리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성악가, 다시 바이올리니스트다. 우리 때는 대통령(?)이 꿈이었는데...

콩이 자매삼촌 결혼식 축가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렀다. 가슴이 뭉클했다. 가족, 친지, 동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과 사랑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 문운주


삼촌 결혼식에서는 동생들과 함께 축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 하객들을 감동시켰다. 가슴이 뭉클했다. 누구나 사랑받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색다른 결혼식을 연출했다.

궁금해졌다. 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콩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취지를 설명했더니 흔쾌히 응해 줬다. 조금은 장난기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탁자에 마주 보고 앉자 사뭇 진지해졌다.

다음은 콩이와의 일문일답

-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자면.
"s초등하교 2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는 9세입니다."

- 좋아하는 취미는?
"책 읽기와 바이올린 연주입니다."

- 올해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제주도 여행, 오케스트라 연주, 삼촌 결혼식입니다. 특히 결혼식에서 축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동생들과 함께 불렀던 기억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손님들이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존경하는 인물은?
"모차르트입니다."

- 커서 무엇이 되고 싶나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를 위해 바이올린 연주를 해드리고 싶어요."

- 새해 소망은?
"학교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언니들과 멋진 연주를 하고 싶어요."

-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동생 콩콩이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서울에 있는 사촌동생 서현이와 여행도 가고 자주 만났으면 합니다. 할아버지 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법 숙녀(?) 태가 난다. "할아버지 손 씻었어요?"라고 전에 내가 하던 질문을 던진다. ⓒ 문운주


콩이와 콩콩이언니와 동생은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자주 다툰다. 그리고는 금방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언니가 미안하다고 하면 동생도 "언니 나도 미안해~~", 종일 마음이 편해진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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