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서산에서 만드는 오세아니아 수제 맥주는 어떤 맛일까?

호주인 닉씨와 뉴질랜드인 네이슨씨가 만든 수제 맥주 양조장

등록|2017.12.25 15:47 수정|2018.01.09 16:11

▲ 자신만의 양조장을 갖추고 호주, 뉴질랜드 수제 맥주를 제조하는 닉씨 부부(사진 오른쪽 첫번째,두번째)와 네이슨씨 부부(사진 왼쪽 첫번째,두번째). 23일 자신들이 만든 수제맥주 시음회에서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고 지인들을 맞이했다. ⓒ 신영근


▲ 닉 씨와 네이슨씨는 자신들의 나라에서도 취미로 수제 맥주를 만들어 마셔왔다. 한국에 정착해서도 취미로 수제 맥주를 만들어 오다가, 본격적으로 정통 호주와 뉴질랜드 수제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양조장을 만든 것이다. ⓒ 신영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에서 날아온 한 외국인이 자신의 수제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양조장을 만들었다.

서산에서 외국인이 자신들만의 수제 맥주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23일 오후, 홍성에서 수제 맥주 강의를 하고 있는 지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서산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서 자신만의 양조장을 갖추고 호주, 뉴질랜드 수제 맥주를 제조하는 닉씨와 네이슨씨가 그 주인공이다. 닉 씨는 4년 전 호주에서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한 후 2년 전 아내의 고향인 서산에 정착하게 됐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던 닉씨는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뉴질랜드에 온 네이슨씨를 만나 의기투합해 수제 맥주를 시도하게 됐다. 닉씨와 네이슨씨는 자신들의 나라에서도 취미로 수제 맥주를 만들어 마셔왔다. 한국에 정착해서도 취미로 수제 맥주를 만들어 오다가, 본격적으로 정통 호주와 뉴질랜드 수제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양조장을 만든 것이다.

한참 수제 맥주를 조제하고 있는 닉씨는 호주 수제 맥주에 대해 "한국의 수제 맥주는 대개 미국 스타일의 수제 맥주가 많이 있는 반면에, 호주 수제 맥주는 평소 한국인들이 맛보던 맥주와 다르다고 느낄 것이다"라면서 "호주 수제 맥주는 탄산이 적으면서 깊고 씁쓸한 맛이 특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닉씨는 "나만의 수제 맥주 레시피로 만들어 새로운 맥주 맛을 선보이고 싶다"면서 "입안에서 향이 가득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수제맥주 양조장을 찾은 지난 23일,이곳에서는 자신들이 만든 수제맥주 시음회가 열리고 있었다. 닉 씨가 이곳을 찾은 지인들에게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 신영근


▲ 네이슨 씨가 수제맥주 양조장안에서 발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 신영근


수제 맥주를 제조하는 양조장 안에는 각각 여과와 끓임 과정 그리고 발효과정을 거치는 6개의 원통이 있었다. 필자가 찾은 이날도 닉씨와 네이슨씨는 분주하게 작업장을 오가며 온도체크를 하는 등 수제 맥주 만들기에 열중이었다.

특히, 닉씨의 아내 임지나씨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국경을 맞닿아 있어 수제 맥주 맛이 비슷하다"면서 "두 나라는 홈브로잉(집에서 수제맥주를 만드는 것)이 보편화 돼 있을 정도로 아주 흔하며, 주로 가족과 커뮤니티 공간에서 즐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필자가 시음한 수제 맥주 맛은 우리나라 맥주 맛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냄새부터 수제 맥주의 원료가 되는 홉의 강한 향이 느껴졌으며, 입안에서의 맛과 다르게 목으로 넘어갈 때는 쓴맛이 강했다.

이에 대해 닉 씨는 "호주산만을 사용한 몰트(맥아)와 뉴질랜드 산 드라이 홉이 주는 시트러스(과일)와 라임의 향과 맛이 풍부하다"며 "마지막 목 넘김의 스파이시(향긋)한 쓴맛이 매력적인 다운언더 수제맥주"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수제 맥주 양조장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은 호주 스타일의 국민 맥주와 입속 가득 퍼지는 홉의 향을 맡을 수 있는 맥주 등 총 5종류의 수제 맥주를 제조하고 있다.

▲ 필자가 시음한 수제 맥주 맛은 우리나라 맥주 맛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냄새부터 수제 맥주의 원료가 되는 홉의 강한 향이 느껴졌으며, 입안에서의 맛과 다르게 목으로 넘어갈 때는 쓴맛이 강했다. ⓒ 신영근


이날, 함께 양조장을 필자와 함께 찾은 김금녕씨는 "수제 맥주는 만드는 사람, 그리고 제조 방법 그리고 온도 차 등에 따라서 맛에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수제 맥주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이 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들은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한쪽에 작은 수제 맥주 펌(pub)을 마련해, 매주 누구라도 찾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양조장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면 서산에서 수제 맥주 만드는 강의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