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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어머님은 강동원씨를 '애기'라고 부릅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 1987 >로 이어진 배은심-강동원 인연 소개

등록|2018.01.03 16:49 수정|2018.01.03 16:51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영화 <1987> 촬영 현장을 찾은 배씨가 강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어머님께서는 강동원 배우를 '애기'라고 부릅니다."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 1987 >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업회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TV 프로그램에) 자료를 드리면서 비하인드 스토리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 시간 제약 때문인지 다 들어가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드린다"라며 영화 개봉 전 두 사람이 만난 일화를 공개했다.

이날 사업회가 소개한 강씨와 배씨의 만남은 지난해 4월, 6월, 11월 각각 광주, 서울, 광주에서 이뤄진 것이다. 배씨는 "이사 가면 혹시 넋이 못 찾아올까봐" 지금도 이한열 열사가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광주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점심상 받고, 김장김치 받고... "잘 먹어서 이쁘다"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두 사람이 광주 5.18구묘역(망월묘지)에 있는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강씨는 지난해 4월 배씨와 함께 광주 5.18구묘역(망월묘지)의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참배했다. 사업회 측은 "묘소에 갔을 때 신기한 일이 있었다"라며 1987년 이한열 열사 노제 때와 지난해 4월 강씨가 묘소를 찾았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1987년 7월 9일 광주 금남로에서 진행됐던 (이한열 열사) 노제 때, 파랑새 한 마리가 만장 위에 한참 있다 날아갔다. 5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한열의 넋이 다녀가나 보다 했었다. 그런데 (강씨가 찾은) 한열의 묘소에도 박새 한 마리가 묘비 한 가운데 한참 앉아 있다 날아갔다. 마치 자신을 연기한 강씨를 응원하려 박새로 변한 넋이 다녀가나 싶었다."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업회는 "신기한 일이 있었다"면서 1987년 이한열 열사 노제 때와 지난해 4월 두 사람이 묘소를 찾았을 때 각각 파랑새와 박새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어 배씨의 집을 찾은 강씨는 배씨가 만든 늦은 점심상을 받기도 했다. 사업회 측은 "어머님께선 차가 막혀 강씨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는 사실을 아시곤 뚝딱 낙불전골에 밥을 차려주셨다. (어머님은 강씨가) 잘 먹어서 이쁘다고 하셨다"라고 떠올렸다. 이후 강씨는 이한열기념관을 찾아 이한열 열사의 옷과 신발을 살펴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배씨는 직접 < 1987 > 촬영장을 찾기도 했다. 사업회는 "촬영 도중 행여 다칠까 걱정이 태산이었다"라며 "강씨는 국내에 있고, 일정이 허락하면 사이사이 어머님을 찾아뵀다"라고 설명했다.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4월 광주에 있는 배씨에 집에서 두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강씨는 < 1987 > 촬영과 후시녹음을 마친 지난해 11월 다시 광주의 배씨 집을 찾았다. 사업회는 "(강씨가)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상 차리는 걸 돕기도 하고, 어머님은 마당에 심어 직접 키운 배추로 담근 김치를 싸주셨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업회는 "가을부터 영화 < 1987>  볼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 '차마 어찌 보겄냐' 하시다가도 애기(강동원)가 애쓰고 했는데 수고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가서 봐야 안 쓰겄냐' 하신다"라며 "(그럼에도 아직) 영화를 못 보신 것에 대해 강씨에게 제일 미안해하신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사업회가 소개한 일화의 전문이다.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광주에 있는 배씨의 집에서 배씨와 강씨가 함께 상을 차리고 있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묘비를 찾은 박새와 어머님의 김치>

어제 SBS <본격연예한밤>에서 영화 <1987>을 심도 있게 다뤘어요. 지난주에 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했지요. 자료를 드리면서 비하인드 스토리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 시간 제약 때문인지 다 넣지 못한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지난 4월 강동원씨가 광주 망월동의 이한열 열사 묘소와 지산동의 어머님 댁도 찾아뵈었습니다.

묘소에 갔을 때 신기한 일이 있었죠. 1987년 7월 9일 광주 금남로에서 진행됐던 노제 때, 파랑새 한 마리가 만장 위에 앉아 한참 있다 날아갔어요. 5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 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한열의 넋이 다녀가나 보다 했었어요. 그런데 한열의 묘소에도 박새 한 마리가 묘비 한 가운데 한참 앉아있다 날아갔어요. 마치 자신을 연기할 강 배우를 응원하려 박새로 변한 넋이 다녀가나 싶었죠.

이사 가면 혹시 넋이 못 찾아올까봐 여전히 한열이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집에 살고 계신 어머니. 차가 막혀 강배우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는 사실을 아시곤 뚝딱 낙불전골에 밥을 차려주셨습니다. 잘 먹어서 이쁘다고 하셨지요. 그 뒤엔 이한열기념관을 찾아 이한열의 옷과 신발 흔적을 찬찬히 살피기도 했지요.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진은 강씨가 이한열기념관을 찾아 이한열 열사가 입었던 옷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6월에는 어머님이 촬영장을 직접 찾기도 하셨습니다. 촬영 도중에 행여 다칠까 걱정이 태산이셨습니다. 강 배우는 국내에 있고, 일정이 허락하면 사이사이 어머님을 찾아뵀습니다.

강동원 배우는 모든 촬영이 끝나고 후시녹음까지 끝난 11월, 또 광주댁을 찾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상차리는 걸 돕기도 하고, 어머님은 마당에 심어 직접 키운 배추로 담은 김치를 싸주셨죠.

어머님께서 강동원 배우를 '애기'라고 부르세요. 가을부터 영화 ' 1987' 볼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 "차마 어찌 보겄냐" 하시다가도 "애기(강동원)가 애쓰고 했는데, 수고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가서 봐야 안 쓰겄냐" 하십니다. 영화를 못 보신 것에 대해 강동원 배우에게 제일 미안해하십니다. 아들 역할 해주신 강동원님, 감사합니다.

▲ 이한열기념사업회가 영화 <1987>에서 이한열을 연기한 배우 강동원씨와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 사이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 11월 광주 배씨의 집에서 배씨에게 김장김치를 받고 있는 강씨의 모습이다. ⓒ 이한열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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