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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에게 '햇볕정책'이란? 이렇게 다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동상이몽 ... "동교동계가 짜깁기" vs. "햇볕정책 버리면 수도권 전멸"

등록|2018.01.04 12:28 수정|2018.01.04 21:45

바른정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간담회 참석한 유승민-안철수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바른정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 유승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 보강 : 4일 오후 6시 12분]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대북관 차이를 정확히 말하겠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북관 차이와 같다. (중략) 쫄지 말자. 차이가 있으면 있는대로 건전한 정당 만들고 차이는 좁혀 나가면 되는 거다."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 :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안보 갈등) 프레임에 갇혀있는 게 얼마나 웃긴지 모르겠다. (중략) (국민의당 강령도) 신당 창당한다고 동교동계에서 짜깁기해서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거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강령(정강정책) 통합을 위한 토론회 자리. 단연 중심 주제로 떠오른 것은 '대북관 차이'였다. 다수 목소리는 '우리는 다르지 않다'였다. 일부 통합찬성파 의원들은 통합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혀 온 햇볕정책에 대한 입장 차 봉합을 시도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내용을 따져보면 현재와 미래에 대한 외교 안보 강령은 똑같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국방정책처럼 역사적 공과가 분명히 있다"라면서 "성과도 있었고 한계도 있었다고 평가하고 지금은 그 정신을 계승해 대북 포용정책으로 읽어나가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시대적 배경이 다른 만큼,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보완, 발전해나가자는 주장이었다.

하태경 의원은 양당 대북관 차이는 통합 반대 진영의 '쪼개기 시도'로 비롯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 의원은 "우린 차이가 없는데 자꾸 쪼개려고 하니까(그런 말이 나온다)"라면서 "국민의당이 북한의 움직임에 조금 더 화해의 손짓으로 나가는 것은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그 반대 상황에 대비해 우리가 조금 더 보수적 목소리를 내는 정당이 건강한 정당이다"라면서 두 당의 관점을 이어 붙였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대북관, 다르지 않다? 이렇게 다르다

실제 강령은 어떨까.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대북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니 겉으로는 통합 찬성파의 주장대로 비슷한 지점들이 많았다. 7.4남북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 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평화 통일을 강조한 대목은 두 당 모두 동일했다.

본질적 차이는 '디테일'에 있었다. 평화통일과 대북 교류 협력의 기준으로 삼은 남북대화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의 차이였다.

바른정당은 강령에 네 가지 대화를 "존중한다"면서 소극적 수용을 취했다. 조건도 덧붙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평화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시대별 남북 대화를 "이어받아" 대북 정책으로 수용하겠다는 적극적 입장을 담았다. 조건도 따로 덧붙이지 않았다. 강경 대응 대신 점진적 대화와 평화 협력을 통한 "과정으로서의 통일"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혀놨다.

▲ 국민의당 정강정책 일부. ⓒ 국민의당 홈페이지 갈무리


▲ 바른정당 정강정책 일부 ⓒ 바른정당 홈페이지 갈무리


이동섭 "햇볕정책 포기? 전멸한다"... 이언주 "다른 이야기하자"

통합 찬성파의 주장처럼 양당 간 대북관의 차이를 무조건 '분열 프레임'으로 보기 힘든 이유다. 존중과 계승이라는 단어의 차이만큼, 두 당의 대북관은 정치·경제적 면에서 서로 다른 방향에 서 있다. 아귀를 맞추는 과정에서 잡음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당이 같은 날 펴낸 정강정책 비교 보고서만 봐도 그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바른정당의 바른정책연구소는 대북정책 원칙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로 강조하며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정책의) 선한 의도는 북한의 핵개발에 의해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명됐다"라며 "그 정신은 평가하되 현실정책으로써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햇볕정책을 "무조건 추종하거나 수용하는 도그마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다만 퍼주기론이 '북한은 애초부터 핵 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려 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면 그 결과는 반북 대결주의밖에 없다"라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퍼주기' 비판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 : "(햇볕정책을 건드리면) 아무리 합당을 해도 지지받지 못한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 "현재 강령에도 들어있지 않다."
이동섭 : "정강정책을 보면 6.15 등이 들어있다."
이언주 : "(손짓으로 제지하며) 그러니까. 그런 기조가 있는 거니까... 다른 분들이 다른 이야기 좀 해달라."

이날 회의 자리에서도 이견이 충돌했다. 이언주 의원이 햇볕정책을 '대북포용정책'으로 변화해 보완 계승하자고 주장하자, 같은 당 이동섭 의원이 공개 석상에서 반대 의견을 제기한 것이다.

이동섭 의원은  "햇볕정책을 건드리면 우리 수도권은 전멸한다"면서 "합당해도 전멸한다. 이건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보수 쪽은 퍼주기를 해서 (북한이) 핵 개발을 했다는 논리인데, (햇볕정책의) 공도 있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정강 정책에서 (햇볕정책이) 빠지게 되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언주 의원은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면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라면서 갈등의 여지를 차단했다.

이언주 "'존중하면서' '이어받아' 이것만 다르고 똑같다"

한편, 통합추진위원들은 같은 날 오후 회동한 자리에서도 양당 강령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해석했다. 문맥보다 단어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닮은 꼴' 강령임을 재차 강조한 것. 이언주 의원은 "'존중하면서' '이어받아', 이것만 다르고 똑같다"라면서 "(오 원내대표가 강령을 바꿔서 보여줬는데도)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 너무 똑같았다"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 또한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서로 확인해 공통분모를 찾았고,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문제 삼을 것"이라면서 "뭔가 꼬투리를 잡아야 하니까, (햇볕정책이 국민의당의 상징이라고 하는) 박지원 전 대표가 꽃가마를 태워도 안 가겠다고 했으니 그럼 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통합 반대 세력인 호남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야합 세력이 햇볕정책 포기를 공론화 하고 있다"라면서 "안철수 대표와 통합 찬성파가 유승민 대표의 냉전적 안보관에 맞추려고 햇볕 정책을 포기하고 싶어 안달난 모양처럼 보인다"라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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