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가 2017년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검색어를 당사자 요청이나 자체 판단에 따라 다수 삭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6년 10∼11월 1만5천584건의 연관 검색어와 2만3천217건의 자동완성검색어를 삭제했다.
KISO 검증위는 보고서에서 네이버가 2016년 10∼11월 삭제한 연관 검색어와 자동완성검색어에 국정농단 사건 관련 키워드가 상당수 포함됐으며, 이 중 일부 삭제의 경우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는 '김동선 정유라 마장마술'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김동선 씨 측의 요청에 따라 삭제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와 금메달을 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동선 씨를 검색했을 때 '정유라 마장마술'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뜨지 않도록 한 것이다.
KISO 검증위는 이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의 중요 인물인 정유라 등의 행적에 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조사도 이뤄지고 있었으므로, 검색어를 삭제한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또 '박근혜 7시간 시술' 등의 검색어를 '루머성 검색어'로 보고, 삭제 사유를 '기타'로 분류해 자체 판단에 따라 삭제했다.
KISO 검증위는 "이들 검색어는 명백히 루머성 검색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삭제가 타당하다고 해도 '기타'가 아니라 '명예훼손'으로 분류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SO 검증위는 총평에서 "네이버가 전체적으로 올바른 처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다만) 네이버가 쟁점이 되는 검색어에 대해 과거보다 조금 더 쉽게 삭제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 검증위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라고 밝혔다.
KISO는 2009년 인터넷 사업자들이 업계 이슈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범시킨 단체로,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논란이 벌어진 2012년 이래로 이 단체에 검증을 맡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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