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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숨은 그림 찾기... 돌아선 내부자들

2008년 특검 때 침묵한 관계자들 폭로, 실소유주 윤곽도 뚜렷해져

등록|2018.01.08 12:26 수정|2018.01.08 12:31

기침하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동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도중 기침하고 있다. ⓒ 남소연


침묵했던 다스 내부자들이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 실소유주 윤곽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과거 다스 하청업체 경리과장이었던 이아무개씨는 지장이 찍힌 자필확인서 한 장을 공개했다. 그는 과거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횡령 당사자로 지목한 다스 경리직원 조아무개씨로부터 부탁을 받아 비자금을 관리한 인물이다. jtbc 취재진과 만난 그는 조씨가 작성한 확인서와 함께 다스 비자금이 회사 차원에서 관리된 정황을 다수 증언했다. 다스의 비자금이 회사 차원에서 조성·관리됐다면, 이걸 파헤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인지 밝혀낼 수 있다.

먼저 자필 확인서가 작성된 시점은 특검 수사가 끝나고 석달 후인 2008년 5월이다. 당시 이씨는 같은 해 2월 특검팀의 지시로 비자금을 다스 계좌로 송금했는데, 여기에 본인 돈 수억 원이 포함됐다며 반환을 요구하던 때였다. 그러자 조씨가 그를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문제의 확인서를 써준다. 그러나 개인적 차원의 횡령이라는 특검 수사 결과와 달리 조씨는 이 확인서에 당장은 어렵지만 꼭 지급하겠다고 이상은 회장이 전하라고 했다는 내용을 썼다.

이씨 역시 이 돈을 회삿돈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돈의 정체에 대해선 별도의 설명을 들은 적 없지만 "회사 자금을 별도로 관리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돈을 자신과 지인 계좌를 통해 차명으로 관리하며 이자를 불려나갔는데, 거액을 계좌에 넣어 고스란히 보관만 했다. "다스가 누구 거라는 걸 다들 아는 상황에서 관리를 잘 하면 나중에 한 자리를 할 수도 있겠다"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조씨 역시 거액을 횡령하고도 아직까지 다스에 재직중이다. 특검도, 회사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내부자들의 폭로 "실소유주는 MB"

회사의 실소유주가 따로 존재한다는 증언은 다수의 전직 간부들 입에서도 터져 나왔다. 지난 2001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근무한 채동영 전 다스 경리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만난 자리에서 실소유주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말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120억 원대 비자금 조성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 몫으로 돌렸지만 "다스는 일개 직원이 120억 원을 빼돌릴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8년간 다스의 자금 흐름을 관리한 그는 지난 2008년 특검 때도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는 "수사팀으로부터 다스가 MB 소유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라 답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다스의 비자금이 기존 120억 원 외에 300억 원이 추가로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스에서 18년간 이상은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한 김종백씨도 실소유주는 MB라고 말한다. 과거 특검 조사 때는 다스 관련자들의 압박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지난달 <시사I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다스는 MB가 돈을 가져다 써도 깨끗하게 하기 위해 2008년까지 수기 장부를 썼다"면서 "이상은 회장이 김성우 사장에게 '요즘도 동생이 돈 가져가느냐'고 묻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그 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북 경주 다스 본사를 여러 번 방문해 관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한때 최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이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 권유로 다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의 전략 총괄을 맡았고, 당선 이후엔 근접 거리에서 보좌했던 인물이다.

이명박 당선인 시절 진행된 특검 수사에서 침묵했던 내부자들은 이제 하나둘 돌아서기 시작했다. 오래된 의혹의 전모를 밝혀내는 건 문재인 정부 검찰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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