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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풀타임 활약' 구자욱, 좀 더 완벽해질 수 있을까

'더 좋은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 구자욱이 풀어야 할 숙제들

등록|2018.01.09 09:32 수정|2018.01.09 09:33
지난해 KBO리그에서 전 경기에 출전했던 야수는 김재환(두산), 손아섭(롯데), 이정후(넥센), 그리고 박해민과 구자욱(이상 삼성) 총 5명에 불과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컨디션 또는 체력 저하, 부상 등 다양한 변수를 맞이하지만 다섯 명의 야수는 변수에 굴하지 않고 모든 경기에 나섰다.

그 중 한 명, '삼성의 중심'이 된 구자욱은 전 경기 출전과 함께 21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2016년 허리 부상으로 인해 한 달 이상 전력에서 이탈, 108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으나 지난해에는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아쉬움을 덜어냈다.

▲ 이제 이승엽은 없다. 구자욱의 책임감이 더욱 커진 이유이다. ⓒ KBO


'데뷔 첫 20홈런' 구자욱, 그래도 100% 만족할 수 없었던 시즌

2015년 11개, 2016년 14개의 홈런을 기록한 구자욱은 지난해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 홈런(21개)을 기록했다. 팀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3번 타자로 활약했고, 타격폼 변경으로 나름 재미를 본 시즌이었다.

또한 붙박이 우익수로서 첫 시즌을 보낸 구자욱은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1242.1이닝을 소화하면서 5개의 실책으로 오히려 앞선 두 시즌(2015년 13개, 2016년 7개)보다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발휘하면서 주자를 잡아내는 상황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테이블세터보다는 3번 타자로 나설 때가 많은 만큼 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장타가 나와주길 기대했고, 구자욱은 이에 응답했다. 2루타는 39개로 나성범(NC, 42개), 박건우(두산, 40개)에 이어 리그에서 김주찬(KIA)과 함께 세 번째로 많았고 10개의 3루타로 가장 많은 3루타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구자욱으로선 100% 만족하기 어려웠던 시즌이었다. 2015년 0.349, 2016년 0.343이었던 타율이 0.310까지 떨어지면서 3푼 이상 하락했다. 삼진 개수도 2015년 79개, 2016년 68개에서 지난해 138개로 껑충 뛰었다. 두 시즌보다 많은 타석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삼진 개수가 증가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2015년 0.57, 2016년 0.81이었던 BB/K(사사구/삼진)가 0.46으로 감소하면서 펀치력에 비해 선구안에서는 뚜렷한 과제를 남겼다.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만큼이나 좋은 선구안 또한 구자욱이 더 좋은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이다. 이 또한 구자욱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 지난해 부상 없이 144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다.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없는 타선, 구자욱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강민호의 영입, 야수 구성 변화 등에도 올시즌 구자욱의 자리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올해도 3번은 구자욱의 몫이다. 이승엽이 빠진 중심 타선은 구자욱-러프-강민호로 구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FA 이적을 통해 팀에 합류한 강민호가 가세하면서 이승엽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좌타 거포를 찾기 어려운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구자욱의 책임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구자욱의 한방이 없으면 타선의 짜임새에도 영향이 있다.

김한수 감독은 지난 8일 임대기 구단주 겸 대표이사 취임식 이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는 (구자욱이) 새로운 폼에 더 적응을 하지 않겠나. 야구에 욕심이 많은 친구다. 자기계발이 더 중요한 시기이고, 자기만의 무언가를 찾아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밝히며 활약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올해로 1군 무대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2015년 한국시리즈,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큰 무대를 경험했으나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더 많은 선수이다.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면서 좀 더 완벽해진 구자욱의 2018년을 볼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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