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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56개 별'에 삼정검을 내리다

준장 진급자에게 삼정검 수여... “별을 단다는 게 얼마나 벅찬 일인지...”

등록|2018.01.11 16:58 수정|2018.01.11 17:00

문 대통령, 해병대 김정학 준장에게 '삼정검' 수여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준장 진급자 56명에 대한 삼정검 수여식에서 김정학 해병대교육훈련단장에게 장군의 상징인 '삼정검(三精劍)'을 수여하고 있다. 삼정검의 '삼정'은 육·해·공군과 호국·통일·번영의 3가지 정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날 최초로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인 검이 수여됐다. ⓒ 연합뉴스


11일 오후 2시부터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삼정검'(三精劍) 수여식이 열렸다. 삼정검 수여식은 대통령이 준장 진급자에게 장군 진급 축하 의미로 별을 달아주면서 삼정검이라는 칼을 수여하는 의식이다. 이날 문 대통령으로부터 삼정검을 수여받은 준장 진급자는 육군 41명, 해군 7명(해병대 1명 포함), 공군 8명 등 총 56명이다.

삼정검 수여식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83년부터 시작됐다. 이때에는 '삼정검'이 아니라 '삼정도'(三精刀)였다. '육군, 해군, 공군 3군이 일치해 호국, 통일, 번영의 3가지 정신을 달성해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983년부터 1985년까지는 삼정도를 제작해서 대통령이 재가하는 주요 직위 부서장에게 수여했고, 1986년부터는 전체 군 장성에게 수여했다가 1987년부터는 준장 진급자에게만 수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정도'가 '삼정검'으로 바뀐 때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이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전통검을 고려해 삼정도의 질을 향상하라'고 지시했고, 2007년부터 삼정도에서 삼정검으로 변경했다"라며 "(다만) 당시 장성들과 영관급 장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삼정'이라는 명칭은 그대로 사용했다"라고 전했다.

준장 때 삼정검을 받은 장군이 소장, 중장, 대장으로 진급하면 대통령은 직위와 이름, 진급날짜를 수놓은 분홍색 수치를 삼정검 손잡아 부분에 달아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등 6명의 신임 대장들에게 진급, 보직 신고를 받으면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준 바 있다.

"어깨에 별 계급장, 가슴엔 삼정검의 정신 깊이 새겨야"

이날 삼정검 수여식에서 문 대통령은 "장성 진급을 축하한다"라며 "오늘 수여한 삼정검에는 육군, 해군, 공군 3군이 일체가 돼 호국, 통일, 번영의 세 가지 정신을 반드시 달성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에서 처음 장성으로 진급할 때 삼정검을 수여하는 전통은 엄숙하고 자랑스러운 전통이다"라며 "이뿐만 아니라 삼정검이 조선시대 전통검인 사인검으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뜻이 깊다"라고 말했다.

사인검(四寅劍)은 조선시대 왕이 신하에게 내리는 보검이었다. 12지신 중 호랑이(寅)의 기운이 네 번이나 겹쳐져 만든 검으로 악귀를 쫓거나 베는 검이다. 검날의 한 면에는 금이나 은으로 문구를, 다른 면에는 북두칠성 등 별자리를 새겼다.   

이날 문 대통령이 수요한 삼정검 앞면에는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자필 서명과 함께 '必死卽生(필사즉생) 必生卽死(필생즉사)'가 새겨져 있었다. 뒷면에는 '乾降精(건강정) 坤援靈(곤원령) 日月象(일월상) 岡澶形(강전형) 撝雷電(휘뢰전)'과 '運玄座(운현좌) 堆山惡(추산악) 玄斬貞(현참정)'이 새겨져 있었다.

칼날 뒷면에 새겨진 문구 중 전자는 '하늘은 정을 내리시고 땅은 영을 도우시니 해와 달이 모양을 갖추고 산천이 형태를 이루며 번개가 몰아치는도다'라는 뜻이고, 후자는 '현좌를 움직여 산천의 악한 것을 물리치고, 현묘한 도리로 베어 바르게 하라'라는 뜻이다.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은 외날의 도(刀) 형태인 삼정도가 서양식 검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고 한국 전통검인 사인검(양날 형태)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명칭도 '삼정도'에서 '삼정검'으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사인검은 십이간지에서 호랑이(寅)자가 네 번 겹치는 인년, 인월, 인일, 인시로 만들어져서 호랑이 기운으로 사악한 것을 베고 나라를 지키라는 뜻이 담겨 있다"라며 "오늘 여러분들은 어깨에 별 계급장을 달고 가슴에는 삼정검과 사인검의 정신을 깊이 새겨주시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여러분들이 단 별은 가족들도 함께 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군인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별을 달았다는 게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안다"라며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많은 계단을 넘었다, 얼마나 고생들했는지 또 얼마나 자기를 단련하고, 얼마나 나라를 위해서 몸을 바쳤는지 잘 안다"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과정을 거쳐 능력을 인정받고 더구나 도덕성까지 검증을 거쳐서 드디어 장군이 되었으니 참으로 가슴 벅찰 것이다"라며 "가족들의 기쁨도 말할 수 없으리라 본다,  여러분들이 달게 된 별은 가족들도 함께 받은 것이나 진배없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장군이 되었다, 장군은 군을 이끈다는 뜻이다"라며 "우리 군을 잘 이끌고 우리 안보를 책임져야 되는 엄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으니 우리 군을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군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삼정검 수여식에 배석한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대통령이 직접 준장 진급자에게 삼정검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지금까지는 국방장관이 준장 진급자에게 삼정검을 수여하고, 그들 중 중장까지 진급한 사람들에게 대통령이 수치를 달아주는 의식만 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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