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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으로 분류되던 솔비, 우리가 잘 몰랐던 이면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24] 솔비, 당당한 목소리로 세상을 치유하다

등록|2018.01.13 10:54 수정|2018.01.13 10:54

▲ <라디오 스타>에 출연했던 솔비의 모습 ⓒ MBC


'엉뚱하다' 혹은 '거침없다'

솔비(권지안)에 대한 이미지는 이 정도였다. 2006년 혼성그룹 '타이푼'으로 데뷔했던 준수한 보컬이라는 사실은 다수의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면서 보여준 모습들로 서서히 지워졌다. 솔직히 말하면 '선입견'도 있었다. 예능에서 보여주는 '솔직한' 모습들은 때로는 과감했고 어쩌면 민망하기도 했다. 그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주는 '여자 김구라', 여자 김종민'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어느새 대중들은 그를 '비호감 연예인'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솔비는 소비돼 갔다.

대중들의 부정적 시선과 온갖 저급한 악성루머 등이 솔비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급기야 우울증까지 찾아와 상당한 기간 동안 괴로움에 빠져 있어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4년 에세이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를 써내 작가로 이름을 올렸고, 어쿠스틱 앨범을 내며 솔로로 복귀했다. 2015년에는 MBC <무한도전> '바보 전쟁 : 순수의 시대'에 출연해 다시 건강한 매력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솔비는 자신은 예전 그대로인데 세상이 달라졌다고 말하지만, 내면적으로 성숙된 그도 달라진 게 분명했다.

▲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솔비의 모습 ⓒ www.instagram.com/solbibe


"그림을 그리면 내가 누군가를 이해시키지 않아도 된다.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다. 나와 그림만 아는 암호라고 할까."

괴롭기만 했던 그 시간을 넋 놓은 채 무기력하게 보냈다면, 지금의 당당한 '로마 공주' 솔비는 없었을지 모른다. 힘겨웠던 공백 기간과 건강한 복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너져 내렸던 그를 일으켜 세웠던 건 무엇일까. 첫 번째는 '미술'이었던 모양이다. 솔비는 방송을 쉬는 동안 우울증 치료를 위해 그림을 배웠는데. 그 과정을 통해 내면의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예술성은 화가로서 인정받을 정도로 수준급이었고, 솔비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개인전을 열기까지 했다.

지난 2017년 8월 16일, 서울옥션블루의 온라인 경매에서 솔비의 작품 '메이즈'가 1300만 원에 판매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그림을 그린 당사자로서 놀라고 기쁘긴 했겠지만, 그에게 '가격'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진 않다. tvN <문제적 남자>에 출연했던 솔비는 "사람들이 파는 가격에 대해 집중하는데, 내게 그림이란 가장 힘든 시기에 만난 것이다. 그림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으로 인한 수입은 기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 지난 연말 경동원을 찾았덤 솔비의 모습 ⓒ M.A.P Crew


"나눔은 바이러스와 같다. 조용히 나눌 수 있지만 더 많이 알리고, 함께 하자고 독려하면 좋은 기운을 널리 퍼뜨릴 수 있다."

첫 번째가 미술이었다면, 두 번째는 기부와 선행, 봉사와 같은 '나눔'의 가치였다. 미술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었다면, 나눔은 그렇게 해서 단단해진 내면을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솔비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더욱 건강하게 만들었다. 솔비는 '2014년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에서 재능기부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 왔던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활동은 지금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간단히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자.

지난 2017년 연말, 솔비는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12월 13일에는 '2017 다문화아동 돕기 제5회 후원의 밤'에 참석했는데, 직접 특별 공연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5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23일에는 6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경동원(경기도 수원시)에 선물을 잔뜩 들고 방문했다. 레크리에이션과 공연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내 주머니에 들어 간 돈을 꺼내는 기부도 어렵지만, 사람의 따뜻한 체온이 필요한 곳을 찾아 사랑을 전하는 일도 그에 못지 않다.

▲ 솔비는 실종 아동 부모를 직접 만나 소통하며 돕고 있다 ⓒ M.A.P Crew


"함께 붙이는 전단지 한 장, 작은 제보 전화 하나가 실종 아동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직접 보고 느꼈어요."

그런가 하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5년부터 실종 아동 찾기 프로젝트 '파인드(FIND)'에 참여면서 실종 아동 가족을 만나 소통했다. 직접 가사를 쓴 앨범('파인드')을 발매하기도 했다. 또, 세계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맞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민 상담을 받고, 직접 답변을 다는 등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벌써 6년 째라고 한다. 그밖에도 '손모아장갑' 캠페인 모델로 발탁됐는데, '벙어리장갑'이라는 용어가 갖고 있는 청각 언어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솔비는 새해을 맞아 대한민국 사회를 향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일 방송된 EBS <신년특집 미래강연 Q-호모커뮤니쿠스, 빅 픽처를 그리다>에 강연자로 출연해 "오늘도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무대에 섰다"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설파했다. 솔비의 지적처럼 "스토킹 처벌은 벌금 10만원에 불과"한데, 이에 대해 그는 "스토킹을 잡지 않고 큰 범죄만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큰 사건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라며 피해자 입장에서 처벌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 <신년특집 미래강연 Q-호모커뮤니쿠스, 빅 픽처를 그리다>에 출연한 솔비의 모습 ⓒ EBS


솔비는 본업인 가수('타이푼'은 원년 멤버가 재결합 해 1월 컴백을 준비 중이다)뿐만 아니라 미술, (재능)기부,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시민으로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발언을 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는 당당하고,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좋은 것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내게는 나눔과 봉사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라는 솔비의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길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와 <직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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