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눈과 함께 행복한 착각에 빠지다

등록|2018.01.15 16:46 수정|2018.01.15 16:46

▲ ⓒ 이은주


▲ ⓒ 이은주


▲ ⓒ 이은주


충남 홍성지역에 지난 8일부터 12일 오전까지 적설량 12cm를 기록하며 내린 많은 눈으로 인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 누군가 눈 위에 새긴 글귀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새하얀 감성으로 가득 채웠다.
내포 신도시에 거주하는 성희씨는 아이들을 재워놓고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창밖을 내다보던 중 순간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창 밖 새하얀 눈밭에 새겨진 로맨틱한 글귀 때문이다. 누군가 사랑 고백을 위해 새겨진 글귀의 이름이 '성희 사랑해'라 쓰여 있는 것을 본 순간, 마침 눈을 털며 들어오는 신랑이 아닐까 하는 설렘으로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하지만 자세히 확인해보니 주인공이 '성희'가 아닌 '정희'였다.

순간 성희씨는 실망 가득했지만 잠시 잠깐 설렘을 갖게 해준 누군지 모를 이에게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성희 씨는 "결혼해 살면서 아이들 키우느라 어느새 잊고 살았던 처녀적 감성을 다시 느끼게 되며 새삼 나도 여자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누군가의 로맨틱한 고백이 아줌마 마음까지 설레게 한 로맨틱 사랑고백의 주인공인 정희씨가 얼굴은 모르지만 진심 부럽다"고 전했다.

눈 밭의 로맨틱한 글귀를 본 또 다른 주민들도 "낭만적이다", "잊고 지냈던 감성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십 년 묵은 남자친구는 티비만 보고 있네", "유치해도 이런 건 싫지 않다", 돈  안 들이고 무한 감동을 주는 이벤트다" 등의 반응 보였다.

지난주 내내 폭설로 인해 곳곳에서 불편을 겪어야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낭만적인 고백을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감성을 깨워주며 설렘을 안겨준 소박한 행복이 되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