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아이비 화분 하나. ⓒ 오성실
집에 걸어두려고 작은 아이비 화분을 하나 사 들고 왔다. 벽에 걸어두고 신난 마음에 '짜잔' 하고 엄마께 보여드렸는데, 얼굴이 뒤로 갔다며 한 소리 하시고는 고쳐 걸어 주셨다.
"네? 뭐라고요? 얼굴이 어떻다고요?"
엄마 말씀을 들어보니까, 식물도 앞과 뒤가 있고 얼굴이 있는 거라고 하신다. 뻗어나가는 줄기와 잎의 난 방향이 그걸 알려준다고 하는데... 정말 제 모습을 찾은 화분을 보니 확실히 조금 더 보기가 좋았다.
화분을 보며 생각해 본다. 묵묵부답인 그 사람, 혹시 내가 얼굴이 아닌 등 뒤에다 말을 건 건 아닌지... 제대로 눈 한 번 맞추지 않고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던 건 아닌지...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도 바로 마주 서고 있는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