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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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내부 보수공사를 위해 문을 닫은 창경궁 대온실이 지난해 11월 10일 재개장하고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보수공사에선 타일 철거 과정에서 대온실 최초 준공 시 사용된 영국제 타일 원형을 발견해 해당 제조사의 1905년 책자를 근거로 보수하는 등 원형 복원에 힘썼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온실은 일제가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시킨 뒤 왕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지은 것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가 새겨진 곳이다.
이후 일제는 조선의 4대 궁궐 중 하나인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키고, 일반 시민에게 개방했다. 궁내 전각 60여 채를 헐어낸 자리에 일본식 정원과 건물을 만들고, 벚꽃을 심었다. 남아 있는 사진을 보면 케이블카까지 설치될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음을 알 수 있다. 1986년에야 3년간의 복원공사를 거쳐 창경'궁'으로 돌아왔다.
대온실은 주로 남부 지방의 자생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자가 직접 찾은 대온실엔 창덕궁 향나무(천연기념물 제194호), 통영 비진도 팔손이나무(제63호),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제124호) 등 천연기념물 후계목과 식충식물류, 고사리류 등 7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특히 한겨울에도 푸르른 모습을 뽐내는 분재 소나무, 붉은 꽃을 피워낸 동백나무와 산다화(애기동백), 선인장 꽃, 한가운데 자리한 원형 연못, 흰색의 고풍스러운 난간, 유리로 된 이국적이고 화려한 외관 등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바닥엔 건립 당시의 베이지색 원형 타일이 빛바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고, 한겨울 추위를 피해 몰려든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했다. 모두 저마다 사진을 찍고 식물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
대온실은 대한제국의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지만, 대한제국 말기에 도입된 서양 건축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등록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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