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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국정농단 뿌리는 MB, 반드시 처벌받게 할 것"

정의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 "한국당이 대한민국 불안요소... 호남에서 제1야당 되겠다"

등록|2018.01.22 12:50 수정|2018.01.22 14:30

이정미 대표 앞에 놓인 '한반도 떡'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반도 모양을 본뜬 떡이 이 대표의 앞에 놓여져 있다. ⓒ 남소연



"국민들께 여쭙겠습니다. 정부 여당을 견제·견인할 제1야당으로 더불어민주당 옆에 어느 당이 어울립니까? 권력에 대한 금단 증상에 빠져 사태 파악도 못하는 자유한국당입니까? 목표도 운명도 불분명한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겠다며 내부의 사생결단에 빠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입니까?"

이정미 정의당 대표(비례대표)가 2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질문이다. 국회 본청 223호를 낭랑하게 울린 이 질문에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고, 동시에 지방선거를 맞이하는 당 대표로서의 각오도 묻어났다.

"국정 농단 뿌리가 이명박 정권"

이날 이 대표는 "반드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최대 불안 요소는 자유한국당"이란 신랄한 비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상대적으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이나 차지하는 '분량'은 매우 적었다. 대신 "수도권과 호남에서 새로운 제1야당이 되어 정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 삶이 변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치가 변화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선결 과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가장 먼저 "중단 없는 적폐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국정권 선거 개입과 특활비 상납, 자원외교와 헌법 위배 등 이명박 정권은 박근혜 정권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할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정 농단의 곁가지가 아닌 뿌리가 이명박 정권이며, 이를 잘라내지 않는다면 적폐 청산은 반만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최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끈질긴 추적 끝에, 결국 이명박 정권의 헌법을 위배한 비밀군사협정도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반드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정 농단과 권력 사유화의 뿌리를 뽑아야, 두 번 다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당위론이 잇따랐다.

"한국당이 제1야당이란 자체가 대한민국 불안요소"

그 다음, 이 대표의 '거침없는 국회개혁론'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가진 것은 머릿수이고 할 줄 아는 것은 비토권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대표 신년 기자회견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반도 모양을 본뜬 떡이 이 대표의 앞에 놓여져 있다. ⓒ 남소연


이 대표는 약 한 시간 전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좌파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정작 대한민국의 최대 불안 요소는 한국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에게 그 이유는 분명해 보였다.

"세계가 염원하는 평화 올림픽에 홀로 반대하고 자체 핵무장을 선동하며 전쟁위기만 부추기는 당사자"란 것이 그 하나였고, "최저임금 인상에는 반대하고 노동유연화로 비정규직을 더 늘리자"는 것이 두 번째다.이어 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신년 벽두부터 국민들에게 세상 막말은 다 쏟아놓으며 케케묵은 색깔론 밖에는 자신을 지탱할 어떤 명분도 갖지 못한 자유한국당이 아직도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라는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대 불안요소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집권 여당의 위상과 크기에 걸맞는 책임정치를 찾기 어렵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탄핵 연대가 개혁입법연대로 발전되지 못했던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지지율과 기득권에 취해 촛불 개혁의 사명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은 이미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만들어줬다. 제3야당으로서 견제와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없이, 이번에는 유승민 대표를 파트너로 보수 표심을 공략하려는 것"이라며 "유능한 대안정치가 꽃 필 리 만무하다"고 비판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 제1야당이 될 것"

그 정도였다. "안녕하세요"란 말과 함께 시작된 기자회견문 낭독이 약 23분 여 이어지는 동안 국민의당 '분량'은 극히 적었다. 대신 이 대표는 세 번째 정치적 선결 과제로 "민심 그대로 정치개혁"을 제시했다. "정치 개혁은 좋은 선거제도라는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선거법 개정 논의는 굼뜨다 못해, 아예 멈춰버렸다"면서 "자유한국당의 몽니만을 탓할 수 없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책임 있게 나서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그리고 이 대표는 "이제 정의당은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으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는 것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정의당이 정당 후원금 모금액이 전체 정당 중 1위를 달성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번 지방선거 목표가 "창당 이후 최초의 두 자릿수 지지율"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과 호남에서 새로운 제1야당이 되어 정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 여러분께 요청 드립니다. 지난 대선, 정권 교체에 대한 절박한 심정으로 차마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셨던 분이라면, 이번에는 정의당을 선택해 주십시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수 백 명 후보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우리 지역의 심상정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선택으로 정의당이 제1야당으로 부상한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 개혁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놓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편 이날 회견에서 이 대표는 개헌과 관련하여 '노동 헌법, 인권 헌법, 평등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수 야당은 개헌 시기를 두고 펼치는 정략적 주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평창 올림픽 이후"란 말과 함께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해 "연내에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남북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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