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추방한 청년, 다친 다리 끌고 찾아왔다"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개최... 이상락 성남시외국인주민복지센터장 대상
▲ 180122 2018년 제2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수상자와 내빈 단체 사진 ⓒ 송하성
"얼마 전 방글라데시에 갔다가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생활했던 34세 젊은이를 만났습니다. 이 친구가 한국에서 다친 다리를 끌고 와서 고쳐달라고 하소연하는데 같이 눈물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은 이 사람이 불법체류를 했기 때문에 추방하고 더 이상의 의무가 없다고 말합니다. 저는 한국 정부 혹은 한국 사회가 이 사람의 다리를 고쳐주고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그 악행이 한국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제2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이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 굿모닝하우스 카페에서 개최됐다.
한국이주인권상은 다문화사회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바람직한 다문화사회의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정계, 학계, 시민사회 인사 및 이주민 당사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5개 분야에서 13명이 본상을 수상했으며 6명은 공로상을 받았다.
한국이주인권상선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호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방글라데시를 다녀온 경험과 한국 내 이주민의 현실에 대해 말했다.
이 신부는 "한국의 이주민들은 아직도 열악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고 이들이 경험하는 일 중에는 몇몇 내국인이 저지른 범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황당한 일들이 많다"며 "이주 다문화 사회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지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 180122 '2018년 제2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 송하성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은 200만 이주민이 없이는 운영되기 어려운 사회가 됐음에도 이들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다"며 "오늘 상을 받은 분들과 또 다문화가족과 함께 좀 더 따뜻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데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호겸 경기도의회 부의장은 "이제 다문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들이 사회적 편견 없이 다양한 문화를 서로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다문화 공동체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더욱 더 관심을 갖자"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의 대상은 이상락 성남시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장이 수상했다.
1990년대부터 성남의 주민교회에서 이주민 지원 업무를 해온 이상락 센터장은 "이주민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제도가 없을 때부터 지역사회에서 이주민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 왔고 벌써 25년이 흘렀다"며 "이주민의 어려움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우리 모두가 함께 공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많은 분들과 함께 더 행복한 한국을 만드는 데 더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중앙정책 분야에서 남인순 국회의원(여성가족위원장)과 김경협 국회의원(외교통일위원회)이 수상했으며 지역정책 분야에서는 부천시와 류재구 윤화섭 박옥분 이순희 경기도의원이 수상했다.
인권 분야에서는 유영록 김포시장, 교육 분야에서 다함봉사단과 이윤희 남양주시청 팀장 그리고 이주민 분야에서 왕그나 정만천하이주여성협회장이 수상했다.
남인순 의원은 수상소감을 통해 "다문화가족 정책을 총괄하는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뜻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다양한 집단과 이질적인 문화들의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개방된 다문화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180122 '2018년 제2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축하공연 ⓒ 송하성
이 상은 2017년도 대한민국인권상 수상자인 이정호 신부가 한국이주인권상선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주최하고 있으며 경기다문화뉴스가 주관하고 있다.
한편 7년 이상 이주 다문화 사회를 위해 일하며 헌신한 공로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최을용 평택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김연화 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김승일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최경식 글로벌미션센터장 ▲이승분 가평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박화문 전 광명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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