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에 출마하라" 김영춘 장관 향한 잇따른 러브콜
본인 '출마 뜻 없다' 재차 밝히고 있지만 등판 기대 여전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기초의원들과 출마 예정자들의 기자회견이 23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 정민규
부산 지역 더불어민주당 기초의원들을 중심으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김 장관은 출마에 뜻이 없음을 수차례 밝힌 상태이지만, 기초의원들은 경선 흥행과 시정 교체를 위해서는 그의 출마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해양수산인들도 김 장관의 시장 출마를 바라는 지지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김 장관을 지지하는 해양수산인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2천명을 목표로 지지 세력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해수부 장관으로서의 행정 경험과 3선 국회의원으로서의 경륜을 갖춘 김영춘 장관이 이번 6·13지방선거에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면서 "후보로 나서서 타 후보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작금의 일당독재의 적폐를 청산하고 부산의 미래 먹거리인 전략산업 육성 등을 위해서는 부산 정치 권력의 교체가 절실하다"면서 "자유한국당의 1당 지배체제를 종식시켜서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세계해양도시의 중심으로서의 도약을 책임질 수 있는 적임자로서 그 소임을 다해 주길 촉구한다"고 김 장관의 출마를 주문했다.
유력 후보 행보 불투명 속 김영춘 등판 촉구 목소리
하지만 이들은 김 전 장관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입장 발표를 추진한 손용구 부산진구의원은 "통보한 바도 없고 김 장관으로부터 지시나 어떤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시당과도 별개"라면서 "기초의원협의체가 있고, 부산시당에서 지시받고 간섭받는 건 아니다"라며 자발적 참여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초의원들이 대거 나서 김 전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배경은 민주당 시장 후보 '구인난'과도 관련이 있다. 연말연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후보군보다 우세를 보인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정작 대상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기 때문이다.
▲ 빵 터진 김영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해 6월 열린 청문회에서 웃음을 짓고 있다. ⓒ 남소연
한때 출마설이 나돌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일찌감치 뜻이 없음을 밝혔고, 가장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가 있는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은 여전히 잠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지자들로부터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았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영춘 장관 역시 출마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유력 후보군으로 점쳐지던 인물들의 행보가 불투명하다.
민주당에서도 이 점을 답답하게 여기고 있는 게 역력하다. 시장 후보가 결정되어야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거돈과의 경쟁 구도에도 관심...출마 촉구 선언 이어질 듯
한편에서는 오거돈 전 장관에 대한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의 불편한 심경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러브콜에도 민주당과 거리를 둬 왔던 오 전 장관에게 시장 후보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를 일부 당원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 온다.
실제 오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민주당 복당을 결정하던 부산시당 상무위원회에서 일부 지역위원장의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게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장관의 출마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계속되지만 실제 출마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숱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해수부 장관직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김 장관은 현재 세종과학기지 방문차 남극에 머무르고 있다.
김 장관의 측근인 정치권 인사는 "김 장관은 여전히 출마에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면서 "출마를 요구하는 의견이 커진다고 생각을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 보았다.
하지만 김 장관의 출마를 바라는 쪽에서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해양수산인 지지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양병호씨는 "부산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을 알고 교감해 공약을 실천시킬 수 있는 적임자가 김 장관"이라면서 "지지자 모임을 확장해 외연을 넓히는 방식으로 시장 출마를 촉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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